민주당 “민주당만 빼고 투표” 칼럼 고발에 SNS ‘나도 고발하라’ 비판

“상식 있는 지지자들 돌아설 것” “이명박 박근혜 정부서도 없었던 일”

임미리 고려대 한국사연구소 연구교수의 <경향신문> 칼럼

더불어민주당이 “선거에서 민주당을 빼고 찍어야 한다”는 내용의 칼럼을 <경향신문>에 기고한 대학교수와 해당 칼럼 편집자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면서, 페이스북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선 해당 칼럼 제목인 ‘#민주당만빼고’ 해시태그와 함께 민주당을 비판하는 “나를 고발하라”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민주당이 고발한 칼럼은 지난 1월29일치 <경향신문>에 실린 임미리 고려대 한국사연구소 연구교수의 ‘민주당만 빼고’라는 제목의 글이다. 민주당은 임 연구교수가 이 칼럼에서 “촛불 정권을 자임하면서도 국민의 열망보다 정권의 이해에 골몰”한 민주당을 비판하며 “‘민주당만 빼고’ 투표하자”고 쓴 대목을 문제 삼았다. 임 교수와 <경향신문> 칼럼 편집자가 공직선거법 58조의2(투표참여 권유활동) 조항을 위반했다는 취지다.

김아무개씨는 13일 민주당의 고발 소식이 보도된 뒤 페이스북에 ‘#민주당만빼고’ 해시태그와 함께 “이번 고발로 상식 있는 민주당 지지자들이 많이 돌아설 것”이라는 글을 올렸다. 윤아무개씨도 “임미리씨의 칼럼 나도 공유했다. 나도 고발하라”라고 했고, 또 다른 김아무개씨는 “임미리 교수의 칼럼에 모두 동의하는 건 아니지만, 이런 칼럼을 썼다고 필자와 경향신문을 검찰에 고발하는 행태는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도 없었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겨레>에 칼럼을 기고하고 있는 사회비평가 박권일씨는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노무현 대통령 탄핵 당시 헌법재판소 결정문에 ‘후보가 정해지지 않은 상황에서 정당에 대한 찬반 발언은 문제가 없음’을 명시했음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은 기어코 전체주의 정당 내지 파시스트당으로 가려는 건가”라고 지적했다. 최근까지 <경향신문>에 칼럼을 기고한 전성원 <황해문화> 편집장도 “정부 여당이 신문에 비판 칼럼 쓴 것을 가지고 검찰에 고발하다니 이건 도가 지나치다. 나도 함께 고발해다오”라며 “그동안 나도 당신들을 비판하지 않았나. 내 비판은 듣기 좋은 자장가로 들렸단 말인가”라고 썼다.

김세정 변호사도 페이스북에서 “정치적 주의주장을 담은 칼럼을 게재했다고 집권여당이, 그것도 스스로를 진보라고 분류하기 좋아하는 이들이 필자는 물론이고 신문사까지 고발했다니 어이가 없다”며 “민주당은 정치적인 문제를 검찰로 들고 가는 행태는 이제 그만 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지적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역시 “낙선 운동으로 재미 봤던 분들이 권력을 쥐더니 시민의 입을 틀어막으려 한다”며 “나도 임미리 교수와 같이 고발당하겠다. 리버럴 정권이 표현의 자유를 억압한다. 민주당의 이해찬 대표님, 이게 뭡니까?”라고 썼다.

전광준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