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짬] 베를린 자유대 한국학과장 이은정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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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정 베를린자유대학 한국학과장. 사진 한주연 통신원
지난달 북 학생 12명 3주 연수 결실
남쪽 학생들 함께 자유대 계절학기
“북한 학생 초청 연수 정례화 예정
대학은 정치 관계없이 북 교류해야” 2008년 임용 뒤 한국학과 성장 이끌어 재작년 방북 때 마침 김일성대 독문학과 교수들이 ‘학생들이 독일 현지 어학연수를 하면 좋겠다’고 제안했단다. “김일성대 독문학과에 독일인 교수가 없더군요. 2016년 북한 핵 실험 이후 독일이 강력한 대북 제재를 펴 독일문화원도 문을 닫았고요. 4년 전부터 독일과 북한의 교류가 모두 중단된 상태였죠. 독일어 교습 자료도 없고 새로 나온 독일 문학 작품도 못 읽었다고 해요.” 말을 이었다. “김일성대 독문학과라면 외교관이나 전문통역을 할 사람들입니다. 좋은 재원들이잖아요. 독일어 학습이 어려운 상황은 결국 독일 쪽에서 보면 손해이죠.” 그는 이번 프로그램에 대해 독일 정부 쪽 반응도 괜찮다면서 김일성대 학생 초청 프로그램을 정례화할 생각이라고 했다. 남북관계 정세와 관련 없이 지속가능한 프로그램으로 운영하겠다는 것이다. “정치적 변화와 상관없이 교류의 창을 열어 놓을 수 있는 곳은 대학밖에 없어요. 자유대 원로교수들이 그래요. 자유대가 이 역할을 안 하면 누가 하겠냐고요. 독일에서 저를 지도한 교수들은 냉전을 겪은 분들이에요. 이분들이 마음으로 열렬히 지원해 주세요. ‘누가 뭐라고 해도 흔들리지 마라, 할 일을 하는 거다’라고 말씀해주세요.” 베를린자유대 한국학과는 성장 추세다. 한국학과가 2018년에 새로 자리 잡은 건물은 자유대의 모든 학과가 노리던 건물이었단다. 한국학과가 이 건물을 차지할 수 있었다는 것은 한국학과의 위상을 단적으로 말해준다. 2008년 베를린 한국학과 교수로 임용된 이 교수는 12년 만에 한국학연구소와 한국학과를 이만큼 키워놓았다. 계획을 들었다. “한국학과는 앞으로 유럽 국제기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는 한국 전문가를 키우는 역할을 맡게 될 겁니다. 지금까지는 학부 졸업생을 배출했는데 앞으로는 이들 가운데 선발된 학생들을 더 훈련해서 씽크탱크나 국제기구로 보내는 역할을 하려고 해요.” 말을 이었다. “자유대에서 제가 맡고 있는 한국학연구소의 역할을 계속 고민해왔는데 베를린이라는 지역이 한반도와 관련해서 할 수 있는 일들이 있어요. 그래서 김일성대와의 교류협정 체결에 적극 힘썼죠. 할 일이 아직 많아요. 돌을 하나씩 쌓아가는 과정입니다. 아직 가시적인 결실이 뚜렷이 보이지 않지만 이게 우리가 할 일이구나, 라는 생각은 들어요.” 한주연 베를린 통신원 juyeon@gmx.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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