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태일 열사의 모친 이소선 전 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 회장. <한겨레> 자료사진
전태일 열사 모친인 이소선 전 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 회장이 6·10민주항쟁 33주년을 맞아 국민훈장 모란장을 받는다. 정부는 이소선씨와 함께 박종철 열사 부친 박정기씨와 이한열 열사 모친 배은심씨, 독재에 맞선 박형규 목사, 인권변호사 조영래 변호사 등 민주화에 기여한 19명에게 훈장을 수여하기로 했다.
행정안전부는 33주년 6·10민주항쟁 기념식이 열리는 10일 민주화 운동과 인권 향상에 앞장선 공로로 포상할 19명의 명단을 공개했다. 먼저 고 이소선씨는 1970년 전태일 열사의 분신 뒤 노동자 권익을 개선하기 위해 헌선한 공로로 이번에 모란장을 받게 됐다. 2011년 그가 숨진 뒤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는 그에게 훈장을 추서하자고 건의한 바 있으나 이명박 정부 시절 행안부는 이를 거부한 바 있다.
1987년 민주화운동의 불씨가 됐던 박종철, 이한열 열사의 부모님도 함께 모란장 훈장을 받게 됐다. 박 열사의 부친 고 박정기씨는 아들을 잃은 뒤 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를 결성해 민주주의 발전에 기여했으며, 이 열사의 모친 배은심씨 역시 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 결성 뒤 민주화운동 계승에 앞장선 것으로 평가된다.
2005년 6월, 민주화운동정신계승 국민연대 소속 회원 2천명이 광화문 시민열린마당에서 연 제16회 민족민주열사 범국민 추모제. 전태일 열사의 어머니 이소선씨가 헌화 분향 순서에서 아들의 영정을 끌어안고 눈물을 흘리고 있다. 한겨레 자료사진
또 반독재 민주화에 앞장 서고 종교 탄압에 항거한 고 박형규 목사(전 민주화운동 시념사업회 이사장), 군부 권위주의 통치에 맞서 민주구국선언 등을 주도한 지학순 전 천주교 원주교구 교구장, 5·18 민주화운동 당시 계엄 당국과 협상하는 등 평화적 해결을 위해 노력한 고 조철현 전 5·18 기념재단 이사장(신부) 등 종교인들도 함께 국민훈장 모란장을 받게 됐다.
이와 함께 권위주의 정부에 맞서고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설립으로 사회적 약자의 권익 신장에 기여한 고 조영래 변호사, 반유신 투쟁과 언론 민주화 운동에 앞장선 고 성유보 전 동아투위 위원장, 전국교수협의회 대표 등을 맡으며 민주화운동에 기여한 고 김진균 서울대 명예교수, 1970년대부터 권위주의 통치에 맞서온 고 김찬국 전 상지대 총장, 전국농민회총연맹의장을 밑으며 농민 운동을 이끈 고 권종대 전 민주주의민족통일전국연합 상임의장, 1970~1980년대 시국 사건을 변론하고 민주화운동 관련자들을 지원한 황인철 변호사도 모란장을 받는다. 이번에 모란장을 받는 민주화 인사는 총 12명이다.
이밖에 인혁당 사건을 폭로한 조지 오글 미국연합감리교회 목사, 고 제임스 시노트 전 메리놀외방선교회 신부는 국민포장을 받는다. 이순항 3·15의거기념사업회 고문과 최갑순 전 부마민주항쟁기념사업회 회장, 홍종흠 2·28민주운동기념사업회 원로자문위원, 최우영 3·8민주의거기념사업회 고문, 패리스 하비 미국연합감리교회 목사 등도 민주화 운동과 한국의 인권 향상에 앞장선 공로로 대통령 표창을 받게 됐다.
송경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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