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황교수 집등 압수수색…박기영씨 출금 검토
황우석 교수팀의 논문 조작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홍만표)은 12일 미즈메디병원과 국립과학수사연구소(국과수) 소속 연구원들이 2004년 <사이언스> 논문 조작에 공통으로 간여한 정황을 잡고 수사하고 있다.
검찰은 서울대 조사위원회에서 넘겨받은 자료 분석을 통해, 줄기세포주의 디엔에이(DNA) 지문분석 결과와 세포 사진들이 모두 조작된 것으로 드러난 2004년 논문은 당시 디엔에이 시료 준비와 분석 등을 맡은 미즈메디병원과 전남 장성의 국과수 서부분소 연구원 등이 데이터 조작에 개입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해 서울대 조사위 관계자는 “당시 디엔에이 추출과 분석을 맡은 연구원들에게 뭔가 문제가 있었던 게 아닌가 보고 있다”며 “외부기관의 연구원이어서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있어 조사위 보고서에서는 밝히지 않고 검찰에 이런 사실을 담은 자료를 넘겼다”고 밝혔다.
서울대 조사위는 2005년 논문 조작과 관련해서는 보고서에서 “황 교수가 면역염색 사진 등을 조작하라고 미즈메디병원의 김선종 연구원한테 지시했다”고 분명히 밝혔지만, 2004년 논문에 대해서는 누가 조작을 지시했고, 실제로 조작했는지 밝히지 않았다.
검찰은 이날 새벽 법원으로부터 압수수색 영장을 받아 미즈메디병원과 국과수 서부분소를 포함해 황 교수의 집과 서울대 수의대 연구실 등 이미 출국이 금지된 11명의 주거지와 사무실 등 26곳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또 인터넷 포털사이트 19개사를 압수수색해, 논문 조작 의혹을 최초로 제보한 사람과 <문화방송> 피디수첩팀이 주고받은 전자우편을 누군가 해킹했는지 등을 확인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박한철 3차장 검사는 “증거 인멸의 우려가 있어 가능한 빨리 자료를 확보하기 위해 압수수색을 했다”며 “대검 첨단범죄수사과와 과학수사담당관실에서 지원받은 수사관 20명을 포함해 모두 60여명이 참여했다”고 말했다.
검찰의 압수수색 대상에는 노성일 미즈메디병원 이사장과 안규리 서울대 의대 교수, 윤현수 한양대 의대 교수, 권대기 줄기세포팀장의 집과 사무실, 김선종 연구원의 집, 국과수 서부분소 등이 포함됐다. 검찰은 황 교수의 집에서는 황 교수가 사용하던 노트북 컴퓨터와 서류 등 2상자 분량의 자료를 압수했다.
검찰은 곧 문신용 서울대 교수를 출국금지할 방침이며, 박기영 청와대 과학기술보좌관 등을 포함해 황 교수팀의 논문 조작 및 연구비 지원에 관련된 이들을 추가로 출금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이번주까지 서울대 조사위에서 넘겨받는 조사자료와 압수수색으로 확보한 자료 등을 분석하고, 다음주부터 사건의 주변 인물들을 먼저 불러 조사하고 황 교수 등 핵심 관련자는 나중에 조사할 것”이라며 “자료를 검토한 뒤 관련자들을 추가로 출금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황상철 기자 rosebu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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