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미군기지 일부가 8월1일부터 공원으로 개방된다. 미군 장교 숙소 5단지가 시민을 위한 공간으로 바뀐 것이다. 2030년까지 완공될 용산공원 계획의 첫걸음이다. 100년이 넘는, 뒤틀린 시간이 이 땅 위에 쌓여왔다. 1882년 임오군란을 진압한 청나라 군대가 용산에 그대로 눌러앉았다. 청일전쟁에서 승리한 일본군은 1907년에 118만여평을 군용지로 확정하고, 이후 2개 사단이 상주하는 조선군사령부를 두었다. 해방이 되자 일본군을 무장해제한 미7사단이 기지를 차지했고, 1957년에는 주한미군사령부가 들어섰다. 남의 땅을 제 땅처럼 여기던 외국군 주둔의 역사가 허물어진 철조망 장벽과 함께 저물고 있다.
장철규 선임기자 chang21@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