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사회일반

코로나19 시대, 안전한 서울도심 집회 가능할까

등록 2020-10-02 09:36수정 2020-10-02 16:08

광화문역·교보빌딩 등 서울 도심 지역
법원 “유동인구 많고 거리두기 어려워”
지난달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열린 정부·여당 규탄 관련 집회에서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가 무대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열린 정부·여당 규탄 관련 집회에서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가 무대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라 집회의 자유를 어느 정도까지 제한(또는 보장)해야 하는가. 최근 이례적인 방역수칙까지 제시하며 제한적으로라도 집회의 자유를 보장하려는 법원 판단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그간의 서울 도심 집회 금지 집행정지 결정문을 보면 광화문 등 주요 집회장소에는 유동인구가 많아 방역수칙을 지키는 게 쉽지 않아 보인다.

인천지법 행정1-2부(재판장 이종환)는 지난 20일 부천 기독교총연합회의 집회를 제한적으로 허용하며 6가지 방역수칙을 제시했다. 주최 단체가 부천시의회 앞에서 인권보장 및 증진에 관한 조례 폐지를 요구하는 집회를 여는 대신 △섭씨 37.4도 이하의 참석자만 손 소독제 사용 뒤 입장 △KF 80·94 마스크 계속 착용 △참가자 명부 2개월 보관 △의자를 설치해 2m 이상 거리 확보 △집회가 끝나면 곧바로 해산 △방역 당국과 경찰에 협조 등이 조건이었다.

집회의 자유를 보장하면서도 감염병을 예방하기 위해 법원이 고심 끝에 내건 조건이지만, 올해 광복절에 보수단체들이 서울 도심에서 벌인 집회 상황에 적용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집회 금지 집행정지 사건을 심리했던 서울행정법원 행정13부(재판장 장낙원)는 광화문광장과 연결된 광화문역 출구 앞에 대해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는 다수의 보행자와 접촉할 우려가 있는 곳”이어서 코로나19 피해가 걷잡을 수 없다고 봤다. 8·15 당시 자유연대가 집회 장소로 신고한 교보빌딩 앞도 “100명에 달하는 참가자가 코로나19 감염을 예방할 수 있을 정도의 이격거리를 확보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광화문 교보빌딩 건물 앞 도로에 대해 다른 재판부인 행정12부(재판장 홍순욱)도 “이용객이 많은 지하철 광화문역 출구와 바로 인접해 있고 광화문 상권의 일평균 유동인구는 약 42만명에 달한다”고 강조했다.

광화문역 근처의 다른 주요 집회장소들도 면적·참석자 수·유동인구 등을 고려했을 때 코로나19 확산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행정14부(재판장 이상훈)는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가 신고한 광화문역 근처의 S타워 건물 앞도 “집회장소 면적이 약 800㎡ 정도로, 5천명이 참가하는 것만으로도 거리두기가 어렵다”고 지적했다. 행정6부(재판장 이성용)는 기독자유통일당이 신고한 청와대 사랑채 앞 인도가 약 1800㎡ 정도에 불과해 3천명이 1∼2m 이상 거리를 두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장소 자체가 비좁아 수천명의 참석자가 충분히 거리두기를 할 수 없는데다 집회 여부와 상관없이 유동인구도 많다는 취지다. 서채완 변호사는 “인천지법이 제시한 집회조건은 국민의 기본권을 보장하면서도 감염병을 예방하기 위한 조건을 더 세밀하게 규정했다”며 “정부와 방역 당국은 집회를 일률적으로 제한하기보다 직·간접적 위험을 구체적으로 알리고 주최 단체나 참석자들과 함께 새로운 대안을 찾을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조윤영 기자 jyy@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