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수십명 돈 오간 정황…다른학교 확대안해”
대기업 임원·고위 공무원 학부모 상당수 포함
대기업 임원·고위 공무원 학부모 상당수 포함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유재만)는 20일 이화예술학원 소속 서울예고와 예원학교의 전직 교장들이 중·고교생들을 편입학시켜 주는 대가로 학부모들로부터 큰돈을 받은 정황을 잡고 내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검찰은 서울예고의 전 교장 ㅎ씨와 예원학교의 전 교장 ㄱ씨 등을 비롯한 일부 교직원들이 최근 몇년 동안 학부모 수십명으로부터 수백만~수천만원씩의 돈을 받고 일반계 고등학생과 중학생을 편입학시켜 준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학부모들을 소환 조사하며 학교 쪽에 건넨 돈이 편입학의 대가인지 확인하고 있다”며 “전직 교장 등 일부 교직원과 학부모들의 계좌도 추적하고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계좌추적을 통해 돈거래가 확인된 학부모들을 불러 돈을 건넨 이유 등을 조사하고 있다. 서울예고와 예원학교에 편입학한 학생들의 학부모 가운데는 대기업체 임원과 고위 공무원 등이 상당수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예고는 지난해 1월 외국에서 살다 돌아온 대기업 임원이 자녀의 편입학 대가로 수천만원을 건넸다는 의혹이 제기돼 서울시교육청의 특별감사를 받기도 했다.
당시 서울예고의 한 현직 교사는 “외국에서 귀국한 대기업 임원의 자녀를 대상으로 한 편입학 시험에서 해당 학생의 실기 점수가 0점으로 탈락이 확실시됐지만 재채점을 통해 합격시켰다”며 “학생 부모는 편입 대가로 5천만~1억원 사이의 기부금을 냈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는 또 편입학을 바라는 학생과 학부모들이 학원·강사에게 뜻을 밝히면 이들이 학교의 간부 교사들에게 부탁하고, 이어 교사들이 학부모가 내야 할 수천만원대의 기부금액을 정한다고 주장했다.
검찰 관계자는 “지난해 9월께 서울예고 등이 편입학을 대가로 금품을 받는다는 첩보를 자체 입수하고 내사를 해 왔다”며 “다른 학교로 수사를 확대할 계획은 아직 없다”고 말했다.
예원학교의 ‘옛 학부모’라고 밝힌 누리꾼은 학교 홈페이지에 “학생들 사이에 공공연한 비밀처럼 떠돌던 그 무성한 소문에 대해 왜 오랫동안 학교에서 쉬쉬했는지 모르겠다”며 “이번 기회에 안 좋은 소문의 중심에 계셨던 많은 분들, 깨끗하게 정리되고 새로운 예원으로 거듭나기를 기원한다”고 적었다. 황상철 기자 rosebu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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