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사회일반

경찰 “물적 증거 부족…관계자 진술의존 수사 한계”

등록 2020-12-29 20:46수정 2020-12-30 02:44

박 전 시장 휴대폰 포렌식…사망 관련 정보만 선별 획득
피해자 제출 휴대전화도 “강제추행 방조 직접 증거 안돼”
<한겨레> 자료사진
<한겨레> 자료사진
경찰은 박원순 전 시장의 죽음과 성추행 의혹과 관련해 46명의 수사전담팀을 꾸리고 다섯달 넘게 수사에 매달렸지만, 실체적 진실을 밝혀내지 못한 채 수사를 마무리했다. 경찰은 “박 전 시장의 휴대전화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이 기각되는 등 ‘물적 증거’가 부족한 상황에서 관계자들의 진술에만 의존해 수사가 진행돼 한계가 있었다”고 밝혔다.

29일 서울지방경찰청의 설명을 종합하면, 박 전 시장에 대한 경찰의 수사는 크게 네갈래로 진행돼왔다. 경찰의 수사 대상은 △박 전 시장의 사망 경위(변사) △성추행 의혹 △서울시 부시장 등 전·현직 서울시 관계자의 성추행 방조 여부 △2차 가해 등이다.

박 전 시장의 죽음과 관련해 경찰은 “박 전 시장의 죽음에 타살 의혹 등 범죄 혐의가 없다고 보고 곧 내사종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박 전 시장의) 휴대전화 디지털 포렌식을 했지만 법원의 결정에 따라 사망 관련 정보만 선별 획득할 수 있었다. 범죄 관련 (타살 의혹) 여부만 확인하는 수준이었기 때문에 자세한 경위는 확인이 어렵다”고 설명했다. 성추행 고소 사건은 박 시장이 사망해 직접 조사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경찰은 ‘공소권 없음’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은 서울시 관계자들의 성추행(강제추행) 방조 혐의와 관련해선 피해자와 서울시 직원 등 참고인 26명과 피고발인 5명을 조사했지만, “박 전 시장의 휴대전화 대화 내용을 확인해야 직접적인 증거를 확인할 수 있는데, 한계가 있었다”며 “증거 불충분으로 (방조 혐의) 불기소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사망 사건 수사를 위한 포렌식 외에 추가로 박 전 시장의 휴대전화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했지만, 법원이 “서울시 직원들의 성추행 방조 혐의와 직접적 관련성이 없다”며 기각했기 때문에 수사 한계에 부딪혔다는 것이다.

그러나 피해자를 지원하는 ‘서울시장 위력성폭력사건 공동행동’은 “피해자의 진술, 참고인들이 본 내용, 피해자가 제출한 증거자료 및 피해자 핸드폰에 대한 포렌식 결과가 있었고 이것은 피해자의 진술을 뒷받침하기에 충분한 것이었다”고 경찰의 수사가 소극적이었다고 비판한다. 이에 경찰은 피해자가 제출한 휴대전화와 관련해 “(성추행 방조를 입증할) 직접적인 증거로 볼 만한 것은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피해자와 참고인들 사이에 일치된 진술이 있었는지 여부도 경찰은 확인해주지 않았다. 방조 혐의 관련 수사를 마무리한 이유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휴대폰 압수수색 영장에 기대를 걸었지만 더 이상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없어 수사를 마무리했다”고만 밝혔다.

다만, 경찰은 박 전 시장 성추행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로 고소된 피의자 일부를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넘겼다. 피해자의 ‘고소장’을 유포한 5명에 대해선 성폭력처벌법 위반(비밀준수 등) 혐의로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계획이다. 또 온라인에서 악성 댓글을 달아 정보통신망법 위반(명예훼손) 혐의를 받는 4명과 피해자가 아닌 다른 인물 사진을 피해자라며 인터넷에 게시한 6명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넘길 예정이다.

이날 오성규 전 서울시장 비서실장은 입장문을 내어 “경찰 조사에 의해 고소인의 주장이 거짓이거나, 억지 고소·고발이었다는 점이 확인됐다”며 “(성추행) 방조를 기정사실화해서 공개적으로 허위사실을 주장한 사람과 조직에 대해서는 엄중한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재호 기자 ph@hani.co.kr

▶바로가기: 피해자쪽 “부실수사·뻔한 결론…경찰, 확인한 사실은 밝혀야”

https://www.hani.co.kr/arti/society/women/976406.html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