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변희수 하사가 지난해 3월 서울 마포구 노고산동 군인권센터에서 <한겨레>와 인터뷰하며 밝게 웃고 있다. 강재훈 선임기자 khan@hani.co.kr
유엔(UN) ‘성적 지향 및 성 정체성에 근거한 폭력 및 차별로부터의 보호에 관한 독립전문가’(독립전문가)가 변희수 전 하사의 유족과 친구들에게 애도의 뜻이 담긴 편지를 전달하면서 연대와 지지의 뜻을 밝혔다.
군인권센터는 독립전문가 빅터 마드리갈-볼로즈가 “변희수님은 용감한 여성이었고, 평등과 비차별을 위한 싸움에 대한 투지는 전혀 흔들림이 없었다. 그 용감함이 우리에게 언제나 영감을 줄 것이고, 대한민국과 그 너머의 사람들에게도 힘을 실어 줄 것”이라는 내용이 담긴 서한을 전해왔다고 23일 밝혔다.
마드리갈-볼로즈는 편지에서 “나와 팀원들은 소식을 듣고 모두 놀랐고, 깊이 슬퍼했다. 변희수님의 죽음에 삼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힘든 시기에 우리의 마음이 여러분과 함께하고 있다는 점을 알리고 싶다”며 연대와 지지를 표했다.
‘성적 지향 및 성 정체성에 근거한 폭력 및 차별로부터의 보호에 관한 독립전문가’는 2016년 유엔 인권이사회의 결의로 설치됐으며, 인권이사회가 3년 임기로 선출한다. 당시 결의안은 유엔 인권이사회 이사국 47개국 중 한국을 포함한 23개국의 찬성을 받아 통과됐다.
유엔인권이사회가 선출하는 독립전문가는 전세계에서 발생하는 성소수자 차별과 폭력에 대한 사건을 접수, 공식 서한을 통해 조사하고 권고를 전달할 수 있다. 인권 보호와 증진에 관한 정책연구를 수행할 권한이 있으며 공식 국가 방문을 통해 인권실태 조사도 할 수 있다.
앞서 마드리갈-볼로즈는 지난해 7월께 대한민국 정부에 변희수 전 하사 강제 전역의 부당성을 지적하는 서한을 보낸 바 있다. 그는 서한을 통해 ‘변 하사의 강제 전역은 일할 권리와 성 정체성에 기초한 차별을 금지하는 국제인권법을 위반하는 조치’라는 점, ‘변 하사의 복직 과정이 지연될 경우 변 하사가 장기 복무 신청의 기회를 놓쳐 생계를 위험에 놓이게 한다는 점’ 등을 이유로 우려를 표했다. 또한 국제인권법 위반 상황의 중단과 재발 방지 조치를 요구하였으며, 책임 있는 이들에 대한 조치를 촉구했다.
군인권센터는 “위로와 연대의 뜻을 밝혀준 마드리갈-볼로즈에 유족과 함께 감사를 전하며 변 하사의 복직과 명예회복을 위해 끝까지 싸우겠다”고 밝혔다.
이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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