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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한동훈 발언 인용한 양승태 “수사상황 유출로 예단 생겨”

등록 2021-04-07 16:25수정 2021-04-08 02:16

‘사법농단 의혹’으로 기소된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사법농단 의혹’으로 기소된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두 달 만에 재개된 ‘사법농단 의혹’ 사건 재판에 출석한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과거 자신을 수사했던 한동훈 검사장(당시 사법농단 수사팀장, 서울중앙지검 3차장)을 우회적으로 언급하며 “과거 실시간 수사상황 유출로 형성된 예단이 (재판부의) 객관적 판단에 영향을 미칠까 우려한다”고 밝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1부(재판장 이종민)는 7일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등의 혐의로 기소된 양 전 대법원장과 고영한·박병대 전 법원행정처장(대법관)의 재판을 진행했다. 지난 2월 법관 정기 인사로 재판부 구성원이 모두 바뀐 뒤 열린 첫 재판이다.

양 전 대법원장은 검사의 공소사실 요지 낭독과 변호인의 변론 뒤 발언 기회를 얻어 새로 바뀐 재판부를 향해 자신의 입장을 직접 밝혔다. 그는 “이른바 적폐청산이라는 이름의 광풍이 사법부에도 불어닥쳤다”며 “그 과정에서 자칫 형성된 예단이 객관적 관찰을 방해한다면, 그것이야말로 우리 사법부가 가장 염려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 전 대법원장은 그러면서 작심한 듯 ‘예단’이 형성된 원인으로 ‘수사상황 유출’을 지목하고 나섰다. 그는 “얼마 전에 검찰 고위 간부 한 분이 모종의 혐의로 수사를 받게 되자 그 수사가 공정하지 못하다면서 수사심의위원회 소집을 요청하며 ‘수사상황이 시시각각으로 유출돼 수사관계인에 의해서 수사결론이 계속 제시되고 있는 상황에서는 공정한 수사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이야기했다”고 소개했다. 이런 말을 한 검찰 간부는 서울중앙지검 3차장 재직 시절 사법농단 의혹 사건 수사를 지휘하며 자신을 기소했던 한동훈 검사장으로, 그는 지난해 7월 채널에이(A) 전 기자 강요미수 의혹과 관련해 대검찰청 수사심의위원회 소집을 요청한 바 있다.

양 전 대법원장은 이어 “(한 검사장이 지휘한) 이 사건이야말로 당시 수사과정에서 어떤 언론이 ‘수사과정을 실시간으로 중계방송하고 있다’고 보도할 정도로, 쉬지 않고 수사상황이 보도됐다”라며 “그 과정에서 모든 정보가 왜곡되고 결론이 마구 재단돼 일반사회에서는 마치 저희가 직무수행 과정에서 상당한 범죄를 저질렀다는 생각에 젖어들게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한 검사장이 수사받는 처지가 되어 “수사과정이 실시간으로 유출된다’고 항변한 상황을 거론하며, 자신은 그보다 더한 수사상황 유출로 범죄자 낙인이 찍혔다고 주장한 셈이다. 양 전 대법원장은 마지막으로 “새로운 재판부가 그런 상황을 잘 고려해 이 사건의 본질이 뭔지, 실질적 내용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판단해주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양 전 대법원장 등은 일제 강제징용 재판 등에 개입하고 사법행정을 비판한 법관들에게 인사상 불이익을 주는 등 47개 혐의로 2019년 2월 기소됐다. 재판은 그해 3월25일 첫 공판준비기일을 시작으로 120여차례 기일이 진행됐다.

조윤영 기자 jy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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