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6월 지방선거 당시 선거사무원으로 등록하지 않은 연설원들에게 당비로 인건비를 지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권오을 전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 의원에게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확정됐다.
대법원 2부(주심 박상옥 대법관)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권 전 의원의 상고심에서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고 14일 밝혔다.
15∼17대 국회의원이자 2010∼2011년 국회 사무총장을 지낸 권 전 의원은 2018년 6월 지방선거 당시 선거사무원으로 등록하지 않은 채 연설원으로 선거운동을 한 2명에게 연설원 인건비 명목으로 같은 해 12월21일 당비로 500만원씩 지급한 혐의로 기소됐다. 공직선거법에는 수당·실비 기타 이익을 제공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누구든지 선거운동과 관련해 금품 기타 이익 제공 또는 제공 의사를 표시하거나 제공의 약속·지시·권유·알선·요구 또는 수령할 수 없다고 규정돼 있다.
권 전 의원은 법정에서 “공직선거법에서 정한 공소시효 6개월이 지난 2019년 10월30일 기소돼 공소시효가 완성됐다”며 “공직선거법 위반에 대한 범의나 위법성 인식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1·2심 모두 권 전 의원에게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최종 범행일시인 2018년 12월21일로부터 6개월이 경과하기 전인 2019년 6월20일 권 전 의원과 공범 관계에 있는 회계책임자들에게 같은 내용의 공소를 제기한 이상 권 전 의원의 범행에 대한 공소시효가 정지됐다”며 “결국 권 전 의원에 대한 공소사실은 공소시효가 완성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대법원도 “원심 판단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해 사실을 잘못 인정하거나 공직선거법 위반죄의 고의 및 공모관계, 위법성의 인식, 선거범의 공소시효 정지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없다”며 권 전 의원 쪽 상고를 기각했다.
조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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