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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노조 만든다고 업무 바꾸고 조롱”…쿠팡 직원 ‘직장 내 괴롭힘’ 신고

등록 2021-05-16 16:37수정 2021-05-17 02:41

물류센터 계약직 노동자 “노조 밴드 가입하니 돌연 업무 교체”
“쿠팡 본사가 나서 직장 내 괴롭힘 조사해야” 고용부에 진정
쿠팡 물류센터 노조, 이르면 다음 달 출범
지난달 22일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앞에서 열린 쿠팡 물류센터 내 ‘직장 내 괴롭힘’ 규탄 집회. 천호성 기자.
지난달 22일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앞에서 열린 쿠팡 물류센터 내 ‘직장 내 괴롭힘’ 규탄 집회. 천호성 기자.

노동조합 설립을 논의하는 네이버 밴드에 가입했다가 폭언 등 ‘직장 내 괴롭힘’을 당했다고 주장한 쿠팡 물류센터 계약직 노동자가 고용노동부에 진정을 냈다. 쿠팡 물류센터에서는 지난해 코로나19 집단감염과 과로사가 발생한 데 이어 현장 감독관에 의한 괴롭힘 문제가 제기되면서, 노조를 꾸려 근무환경을 개선하려는 시도가 추진력을 얻고 있다.

16일 쿠팡 노동자들과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의 말을 종합하면, 쿠팡 인천4물류센터 노동자 백아무개(42)씨는 지난 13일 고용노동부 인천북부지청에 ‘직장 내 괴롭힘 사건에 대해 쿠팡 본사가 조사에 나서도록 권고해달라’는 내용의 진정을 냈다. 백씨는 지난 2월 초 노조 설립을 추진하는 직원들의 밴드 모임인 ‘쿠키런’에 가입한 뒤 물류센터를 관리하는 쿠팡풀필먼트서비스로부터 괴롭힘을 겪었다고 주장했다. 평소 포장된 물건을 나르는 업무를 주로 해왔으나 야외 차량 유도 업무 등으로 돌연 전환 배치되거나, 전에 없던 경위서 작성을 요구받았다는 것이다. 엘리베이터 운영 등 노동조건에 대한 글을 밴드에 올린 이튿날에는 감독관으로부터 “쿠키런 조끼는 언제부터 입고 다닐 거냐?”, “쿠키런 활동하려면 모범을 보이라”는 등의 조롱을 들었다고 한다.

백씨는 2월 말 쿠팡 내 신고 창구를 통해 이런 내용을 고발했으나, 인사담당자와의 한 차례 면담을 거쳐 ‘직장 내 괴롭힘이 아니다’라는 결론이 나왔다. 백씨는 <한겨레>에 “쿠팡이 직원들에게 안내하는 ‘직장 내 괴롭힘 조건’ 3가지에 모두 해당하는 피해를 보았지만, 윤리위원회 등을 통한 쿠팡 본사 차원의 조사도 이뤄지지 않았다”며 “노조 구성을 방해하려는 의도는 없었는지 (고용부가) 명백히 밝혀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쿠팡 노동자들의 법률상담을 지원하는 강민주 노무사는 “노조 설립을 앞두고 노동자에게 경위서 작성을 요구한 점 등은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할 소지도 있어 추가로 법률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쿠팡은 백씨가 사실 관계확인서를 두 차례 작성한 것은 사실이나 괴롭힘은 없었다는 입장이다. 쿠팡은 “쿠팡풀필먼트 서비스 내에서 직장 내 괴롭힘 문제가 있었다는 공공운수노조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 쿠팡은 직장 내 괴롭힘 등에 대해 무관용 원칙에 따라 대처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전국의 쿠팡 물류센터 노동자들은 다음 달 출범을 목표로 노조 설립을 준비하고 있다. 현재 400여 명의 노동자가 쿠키런에 가입해 동참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공공운수노조 관계자는 “지난달 백씨가 기자회견 등을 통해 괴롭힘 피해를 밝힌 이후 비슷한 사례가 여러 건 접수되고 있다”며 “다른 물류회사 노동자들의 여건도 크게 다르지 않아, 장기적으로는 물류센터 노동자들의 노동환경 개선을 위한 연대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천호성 기자 rieux@hani.co.kr

▶관련기사: “‘노조 조끼 언제 입고 출근할 거냐’ 조롱 섞인 말, 괴로웠다”

https://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992223.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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