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행자 안전 증진과 교통사고 감소를 목표로 도입된 ‘안전운전 5030’ 정책 시행 한 달을 점검한 결과 전국적으로 교통사고 사망자가 소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안전운전 5030’은 도심지역 차량 운행 제한속도를 일반도로는 시속 50㎞, 보호구역·주택가 이면도로는 시속 30㎞로 낮춘 것으로 지난 4월 17일부터 전국적으로 시행됐다.
경찰청은 ‘안전운전 5030’ 시행일부터 지난 16일까지 한 달 동안 정책효과를 점검한 결과 전국 교통사고 사망자가 지난해 같은 기간(234명) 대비 216명으로 7.7% 감소하는 효과가 있었다고 27일 밝혔다. 통행량이 많은 특별시·광역시에서는 같은 기간 교통사고 사망자가 27.2%(66명→48명) 감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별시·광역시 교통사고 보행자 사망사고는 31건에서 21건으로 32.2% 줄었다.
안전속도 5030 시행을 두고 과속으로 단속 건수가 늘 것이란 예상이 나왔지만, 전국적으로 과속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무인 과속위반 단속통계를 지난해와 비교한 결과 2020년(4월 17일∼5월 16일) 109만 878건에서 2021년 101만 9847건으로 6.5% 감소했다. 경찰은 같은 기간 과속 단속 장비를 9792대에서 1만1757대로 늘렸음에도 전체 단속 건수가 줄었다고 설명했다.
안전속도 정책 시행으로 도심 차량의 이동속도가 느려질 것이란 우려도 나왔지만 통행속도에는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분석됐다. 경찰이 도시교통정보센터 기록을 받아 평균 통행속도를 분석해본 결과 서울(28.7km/h → 27.2km/h), 부산(28.3km/h → 26.9km/h), 대구(36.2km/h → 34.9km/h) 등 각 지역에서 1∼2km/h 평균 통행속도 감소가 있었다. 경찰은 통행에 큰 지장은 없었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안전속도 5030의 시행으로 단속이 늘고 과태료가 증가할 것이란 우려와 달리 운전자들이 제한속도 지키기에 동참하면서 단속 건수도 줄었고 사고도 감소한 것으로 분석된다”며 “운전자들도 차에서 내리면 보행자가 된다는 사실을 잊지 말고 안전속도 지키기에 적극적으로 동참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재호 기자 ph@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