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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65살 이상 백신 접종 첫날…“가족 위해 맞으러 왔습니다”

등록 2021-05-27 15:45수정 2021-05-27 16:20

병원 문 열기 전부터 대기
“2차 접종 하면 마스크 벗으려 한다”
27일 서울 한 병원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기다리는 사람들. 장예지 기자
27일 서울 한 병원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기다리는 사람들. 장예지 기자

“(주사 맞은 부위를) 너무 세게 문지르면 상처 나요”, “2차 접종 문자가 또 갈 거예요.”

27일 오전 9시 서울 관악구의 ㄱ 병원은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하러 온 이들로 북적였다. 간호사와 직원들은 백신 접종 뒤 30분간 대기하는 이들을 향해 백신 접종 뒤 유의사항을 큰소리로 안내했다. 이날은 65∼74살 고령층과 만성 중증 호흡기질환자 등 총 514만여명에 대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1차 접종이 시작된 날이다. 백신 접종을 하러 온 이들은 접종 부작용에 대한 걱정을 비치면서도 “가족과 다른 이들을 위해 맞으러 왔다”고 입을 모았다.

위탁의료기관으로 지정된 ㄱ병원은 접종이 시작되는 오전 9시 전부터 사람들로 북적였다. 30여명이 백신을 맞기 위해 줄을 서 있었다. 병원은 이날 예정된 접종 인원만 168명으로 2주 예약이 모두 찼다고 전했다. 아침 8시30분에 도착해 가장 먼저 접종한 최아무개(74)씨는 “백신 접종 후 무슨 일이 생기면 바로 올 수 있도록 가깝고 큰 병원으로 왔다”며 “친구들 보니 한사람이 몸이 안 좋으면 돌봐야 해서 부부끼리는 같은 시간대에 안 맞는다고 하더라. 그래서 아내는 나중에 맞는다”고 말했다.

며느리가 인터넷으로 예약해 줬다는 김아무개(72)씨는 “내가 옮겨서 안 되니 맞으러 왔다”고 말했다. “(백신 접종 불안해도) 나라와 과학, 의사를 믿어야지, 내가 옮겨서도 안 되잖아요. 애들한테 폐 끼칠 수도 없고. 그것 때문에 맞는 거예요. 내가 원래 위가 안 좋아서 병원도 계속 다니고 그래서 애들 집에 자주 오지 말라고 했어요. 백신 다 맞으면 이제 애들 오라고 할 거예요.” 접종 대상이 아닌데도 찾아온 시민도 있었다. 오전 9시15분께 도착한 김아무개(60)씨는 “일주일 전 병원에 문의하니 당일 노쇼 백신이 생길 수도 있으니 병원에 와서 기다리라는 안내를 받았다”고 말했다.

같은 시간 서울 서대문구 ㄴ종합병원에도 오전부터 접종자들이 2∼3분에 1명씩 병원 문을 열고 들어왔다. 일부 시민들은 혈전 발생 등으로 논란이 됐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대한 걱정을 내비치기도 했지만 대체로 가족과 다른 사람들을 위해 접종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접종을 마친 여아무개(72)씨는 “가족을 위해 맞으러 왔다. 이런 저런 얘기가 많아서 같이 대기하던 사람들도 백신이 안전하냐며 여러 번 물어보더라”며 “약간의 열감이 올라오는 느낌이지만 아직까진 괜찮다. 불신이 있는 것은 알지만 골라서 맞을 수는 없는 노릇이니 정부를 믿는 게 맞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27일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접종을 마친 한 시민이 충북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베스티안 종합병원에서 백신 접종을 확인하는 증명서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27일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접종을 마친 한 시민이 충북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베스티안 종합병원에서 백신 접종을 확인하는 증명서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백신 1차 접종자에 대해 7월부터 실외 마스크 착용을 면제하는 등의 ‘접종 인센티브’를 내놓은 것에 대해서 백신을 맞으러 온 이들은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ㄴ병원에 배우자가 접종하는데 따라온 김아무개(75)씨는 “이미 화이자 백신을 2차까지 맞았지만 마스크는 안 벗을 생각”이라며 “불안하니 다들 마스크는 계속 쓸 텐데 그걸로 백신 안 맞을 사람들이 맞으러 오겠느냐”고 했다. ㄱ병원에서 만난 심아무개(71)씨는 “1차 접종으로는 마음이 안 놓이니 2차 접종 후 마스크를 벗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아무개(72)씨는 “2차 접종 뒤에는 마스크를 벗으려 한다. (2차 접종을 하면) 친구들도 좀 만나고, 여럿이 만나는 모임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우연 장예지 기자 az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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