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범계 법무부장관(오른쪽)과 김오수 신임 검찰총장 2일 정부과천청사 법무부에서 첫 상견례를 가졌다. 법무부 제공
박범계 법무부 장관과 김오수 검찰총장이 3일 검사장급 이상 고위 간부 인사 협의에 나서면서 조만간 단행될 검찰인사에 관심이 쏠린다. 김 총장이 직접수사 부서 축소를 뼈대로 한 법무부의 검찰 조직개편안을 둘러싼 검찰 내부 우려를 전달한 만큼, 박 장관이 이를 얼마만큼 수용할지도 관심사다. 한편에서는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의 거취와 권력수사를 이어온 주요 수사팀의 향배에 따라, 법무부와 검찰 사이의 갈등이 재현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박 장관과 김 총장은 이날 오후 4시 서울 서초동 서울고검에서 만나 검찰인사 방향과 조직개편안 협의에 들어갔다. 앞서 법무부는 지난달 27일 검찰인사위원회를 열어 인사적체 해소를 위해 검사장급 이상을 보직 안에서 탄력적으로 인사하는 방안을 논의한 바 있다. 검찰 안팎에선 이르면 4일께 고위 간부급 인사가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번 검찰인사의 관전 포인트는 크게 △탕평 인사 △주요 수사팀 유지 △조직개편안 반영 여부 등으로 나뉘다. 검찰 내에선 박 장관 부임 초부터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시절 지방으로 발령 난 이른바 ‘조국 수사팀’ 검사들과 검언유착 사건에 연루된 한동훈 검사장 등을 배려해야 한다는 요구가 꾸준히 있었다. ‘특정 수사팀이 인사 불이익을 받으면 안 된다’는 배성범 법무연수원장의 사직 인사 글을 김 총장이 “좋은 말씀”이라고 평가한 대목도 이런 분위기를 뒷받침한다. 반면, 박 장관은 이를 두고 “수사를 보는 시각은 여러 관점이 있고, 그에 대한 평가 역시 각기 다르다”며 시각차를 보이면서 이번 인사에서도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출국금지 사건’ 수사에 외압을 행사한 혐의로 기소된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의 승진 여부와 이른바 ‘검찰 빅4’인 서울중앙지검장을 비롯해 법무부 검찰국장,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장, 대검 공공수사부장에 누가 오를지도 주목할 대목이다. 이정수 법무부 검찰국장, 심재철 서울남부지검장, 김관정 서울동부지검장 등이 이들 빅4 하마평에 거론된다.
김학의 사건을 수사 중인 수원지검과 월성 원전 사건을 맡은 대전지검의 지휘 간부들이 일선에 남을지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권력수사를 지휘하던 강남일 대전고검장과 이두봉 대전지검장 등을 교체한다면, 관련 수사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분석과 함께 이후 중간간부급 인사에서 수사팀장인 이정섭 수원지검 형사3부장과 이상현 대전지검 형사5부 교체로도 이어질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박 장관은 이번 인사와 맞물린 검찰조직개편안 추진에 김 총장의 의견을 일정 정도 반영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 내부적으로 조직개편안에 반대 입장을 밝힌 상황에서 박 장관이 이를 그대로 추진한다면 법무부와 검찰 갈등이 고조될 수밖에 없다. 김 총장의 조직 장악력에도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편에서는 문재인 정부의 검찰개혁 과제를 순조롭게 마무리하기 위해선 김 총장의 협조가 필수적인 데다, 검찰 반발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기 때문에 박 장관이 조직개편 뿐만 아니라 인사 역시, 일방적으로 추진하긴 어려울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옥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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