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6월13일부터 15일까지 한반도가 분단된 이래 처음으로 대한민국 김대중 대통령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자리를 같이했다. 두 정상은 회담 끝에 6·15 남북공동선언을 내어 통일문제를 자주적으로 해결하기로 약속했다. 당시 공동선언은 2007년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위원장의 10·4 남북정상선언, 2018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4·27 판문점선언 등으로 이어졌다. 이는 다시 북-미 정상회담을 이끌어내는 디딤돌의 하나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남과 북이 평화와 통일로 가는 길은 멀기만 하다. 한반도 문제를 둘러싼 주변 국가들의 태도 역시 그리 호의적이지 않다. 무엇보다 남북이 헤어져 지낸 76년이란 시간의 간극만큼 극복해야 할 문제들이 많다.
한순간에 이뤄지는 꿈이 있던가? 많은 사람들이 원하고 함께하면, 통일의 꿈이 이뤄지는 시간은 그만큼 짧아지지 않을까? 경기 파주시 문산읍 임진각 평화누리공원에는 바람 부는 분단의 길목에서 북녘을 바라보는 대형 조형물 ‘통일부르기’가 서 있다.
파주/이정용 선임기자 lee312@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