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년 5월29일 창간된 페미니스트 저널 '이프'(도서출판 이프) 마지막호가 나왔다.
이프는 문화상품과 문화현상에 대해 페미니스트의 입장에서 비평하겠다는 취지로 9년 여 동안 계간지로 발행돼왔지만 경영난 등을 겪으면서 36호인 '완간호'로 마침표를 찍게 됐다.
제호 이프는 '만약' 이라는 의미와 함께 틀에 얽매이지 않은 페미니즘(infinite feminism)이라는 뜻. '웃자! 뒤집자! 놀자!'가 캐치 프레이즈였다.
완간호는 '장애여성 호호의 육아일기'를 연재했던 김효진 씨, 권혁란 전 편집장 등 이프에 글을 실었거나 함께 일했던 사람들이 9년을 뒤돌아보는 내용으로 짜여졌다. 완간호에 실린 글과 그림은 모두 무료로 실렸다.
이프는 창간호에 '지식인의 성희롱'을 주제로 한 기획물을 시작으로 간통제 폐지, 낙태, 군 입대 문제 등 다소 민감한 소재를 다뤄 관심을 받았으며 지난해에는 포르노를 다양한 측면에서 분석한 특집을 실었다.
미스코리아 대회의 여성 상품화를 반대하며 1999년부터 '안티 미스코리아 페스티벌'을 열어 2002년 공중파 방송의 미스코리아 대회 중계가 중단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이프는 2004년까지 안티 미스코리아 페스티벌을 매년 개최했고 지난해에는 후속으로 '안티 성폭력 페스티벌'을 열었다.
발행인 엄을순 씨는 "사단법인 이프를 만들어 6월 남녀의 성 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는 새로운 안티 페스티벌 '性벽을 넘어서'를 개최할 예정"이라며 "다양한 교육문화사업을 펼쳐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184쪽. 1만원.
김정선 기자 jsk@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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