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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여성

집안일 않는 ‘간큰 남편’? 하루만 아내 돼보세요

등록 2007-05-08 18:38

지난해 8월 서울시가 연 ‘가치(家治)! 둘이! 함께!’ 프로그램에 참석한 한 부부가 가사노동 분담 서약서를 쓰고 있다. 
서울시 제공
지난해 8월 서울시가 연 ‘가치(家治)! 둘이! 함께!’ 프로그램에 참석한 한 부부가 가사노동 분담 서약서를 쓰고 있다. 서울시 제공
남성 12% 가사 전혀 안해
젊은층도 부부갈등 원인

5월은 가정의 달, 여성이 더 피곤한 달이다. 어린이날 이벤트를 마련하고 시댁과 친정 어버이날 행사까지 챙기다 보면 주말마다 바쁘다. 집에 돌아오면 그냥 쓰러지고 싶다. 하지만 집안일은 해야 한다. 녹초가 된 몸으로 세탁기 돌려 빨래를 널고 청소를 한다. 그렇다면 남편은?

유학원에서 일하는 ㅈ씨(40)는 “남편이 집안일을 전혀 하지 않아 힘들다고 이야기하면, ‘그러니까 직장을 관두랬잖아’라는 식으로 나온다”고 호소했다.

회사원인 ㄱ씨(41)는 “아침에 아이 양말을 신겨달라고 부탁했을 때 그건 아내의 일이니까 자기는 놀더라도 도와줄 수 없다”는 남편에게 실망해 부부클리닉에 다니기까지 했지만, 결국 이혼을 고민하고 있다.

주부 ㅅ씨(30)는 “젊은 세대라서 다를 줄 알았는데, 남편이 결혼하기 전 집안일을 해 본 적이 없어서인지 청소를 해도 건성이라 내가 결국 다시 해야 한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가정법률상담소의 박소현 상담위원은 “가사노동 분담 문제로 이혼까지 가는 경우는 드물지만, 부부갈등에 대한 상담을 하다 보면 가사노동 분담 이야기가 빠지지 않는다”며 “젊은 층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2006년 한국가정법률상담소가 주관한 ‘남성들의 가사노동 참여 실태와 참여유도 방안에 관한 연구’를 보면, 남성의 12%가 가사노동에 전혀 참여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사노동에 참여하는 경우에도, 집안일이니 참여하는 것이 당연하다(29.2%)는 반응보다는 아내를 돕기 위해서(36.8%)라거나 아내가 요구하니까(12.8%), 아내가 기뻐하니까(7.3%)의 순으로 답해 자신이 가사노동의 보조자라는 인식이 컸다.


비난보다 격려로 참여유도
역할 바꿔보기·분담표 도움

그렇다면 이런 남편들을 어떻게 가사노동에 참여시킬 수 있을까? 가족사회학을 전공한 성결대 신연희 교수는 “현실적으로 아직도 남편들은 집안일은 아내의 몫이라고 잠정적으로 단정짓고 있으므로, 가사일을 ‘도와준다’고 여기는 남편을 괘씸해하기보다는 설득하고 격려하는 것이 전략적으로 남편의 협조를 이끌어낼 수 있는 방법”이라며 아래와 같은 방법을 제시했다.

하루 정도 남편과 역할을 바꿔보자. 이른바 ‘남성적인’ 가사 영역으로 여겨지는 가구 옮기기, 쓰레기 버리기 등에서 남성의 참여도가 높게 나타나는 만큼, 초기에는 남성들이 거부감 없이 참여할 수 있는 항목을 정해준다. 남성들이 시작하기 쉬운 항목으로는 △자기 전 자녀에게 책 읽어주기 △자녀와 운동하기 △아내가 저녁을 준비하는 동안 자녀의 숙제 챙기기 △화단 정리하기 △베란다 청소하기 △가구배치 등이 있다. 부부가 합의하여 가사 분담표를 만들고, 보상과 벌칙을 정하는 것도 좋다. 집안일을 완벽하게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버리고, 긍정적으로 칭찬하고 구체적으로 조언하는 것이 중요하다.

평등부부, 좋은 부모 되기, 부부갈등 해결 등을 주제로 시민사회 단체들이 여는 강좌를 함께 들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가사노동 분담을 위한 사회적 분위기 조성도 중요하다. 특히 육아휴직 등에 부정적인 기업문화도 고쳐야 할 문제로 꼽힌다.

정유경 기자 ed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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