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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여성

‘2말3초’ 직장여성들 고민에 빠졌다

등록 2007-09-27 20:16수정 2007-10-09 20:24

인생의 ‘잔치가 끝난다’는 서른을 앞둔 여성들의 고민을 다룬 책이 잇따라 출간되고 있다.
인생의 ‘잔치가 끝난다’는 서른을 앞둔 여성들의 고민을 다룬 책이 잇따라 출간되고 있다.
승진·전직·결혼 등 삶 전환기
리더로의 성장 다룬 책 봇물
여성성과 조화 이루는법 조언

인생의 ‘잔치가 끝난다’는 서른을 앞둔 여성들의 고민을 다룬 책이 잇따라 출간되고 있다. 〈여자나이 스물아홉, 일할까 결혼할까 공부할까〉(북하우스), 〈29 동성-20대말 30대초 워킹걸, 그녀들이 사는 법〉(대교베텔스만), 〈대한민국 2030 여자들의 백서-일하는 여자로 산다는 것〉(랜덤하우스)….

여성을 위한 자기계발서는 꾸준히 나오고 있지만, ‘29살’을 전면에 내세운 책들은 2030 직장여성 세대를 겨냥한 것으로, 이제 여성 후배들을 길러내는 위치로 발돋움하는 그들이 어떻게 좋은 리더가 될 것인가 하는 고민이 담겨 있다는 점에서 다르다.

배현숙 대교 베텔스만 출판개발팀 차장은 이런 현상에 대해 “29살이란 나이는 일하는 여성들이 승진, 전직, 결혼, 진학 등을 생각하게 되는 일종의 ‘터닝 포인트’”라며 “특히 ‘2말3초’ 또래가 직장에서 자기 자리를 본격적으로 찾으면서 여성 상사로서의 리더십 기르기, 남성적인 사내 정치에 현명하게 참여하기 등 남자들이 하지 않는 고민을 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이런 29살 여성들을 가장 괴롭히는 것은, 다름아닌 ‘여성성’과 ‘리더십’의 조화다.

■ 누나가 아니라 상사로 인정받아라=임경선씨는 〈일하는 여자로 산다는 것〉에서 “남자들은 선의로든 악의로든 주변의 워킹우먼을 직장에서의 딸, 아내, 누이, 여동생으로 보려고 한다.

그 배경에는 여자를 자신이 보호해 줘야 하는 약자로 생각하는 우월적 사고, 그리고 약자인 여자들과의 경쟁을 거부하는 심리가 깔려 있다”고 분석한다.


남자들은 비슷한 연배라면 ‘직장 마누라’로서 업무를 보조하길, 여자 후배라면 애교가 넘치길, 여자 선배라면 누이에게나 바랄 법한 따뜻한 격려와 보살핌, 특히 그 여자 선배가 자신보다 어리다면 특별히 남자의 자존심을 건드리지 않도록 말투에 신경써 주기를 은근히 기대한다는 것이다.

임씨는 사적인 자리에서 팀장이라고 불러주기보다 누나 또는 ‘아무개씨’라는 호칭을 고집하는 이에게 “당신의 악의 없는 호칭이 상처가 되기도 하고 친근함보다는 위협적으로 들린다고 알려줄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리더십을 갖추려면, 사랑받으려 하지 마라=자라면서 모든 사람들과 사이좋게 잘 지내야 하는 게 어른 또는 여자의 도리라고 배워온 여성들은 무리해서 조직 내 인간관계에 과다한 에너지를 쏟아붓는다.

착한 상사, 완벽한 상사가 되려고 하는 것이다. 〈여자나이 스물아홉…〉에서는 “적어도 부하직원을 아끼는 상사라면 좀 덜 친절해야 한다. 상사는 직원들의 언니나 엄마가 아니라 힘든 상황이 닥치면 내 편이 되어줄 사람”이라며 “특히나 여성은 어려운 상사로 여겨져야 한다”고 충고한다. 물론 남성들의 사내 정치에도 민감해져야 한다.

■ 성적으로 매력적인 여성성은 되도록 멀리하라=반면, ‘누나’나 ‘엄마’로서의 지위를 활용하는 것이 여성성을 살리면서 훌륭한 리더가 될 수 있는 방법이라는 주장도 있다.

주희진 리더십다양성센터 대표는 “타인의 의지에 의해서 여성성이란 잣대가 들이대어지는 것이 문제”라며 “하지만 현실적으로 그런 잣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면 성적 매력이 있는 대상보다는 누나나 어머니로 자리매김되는 것을 활용하라”고 조언한다.

조한혜정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는 “이처럼 리더와 여성성에 대한 고민이 늘어나는 것은 조직문화를 바꾸지 못한 상황에서 사회변화로 인해 직장 여성들이 급속하게 늘어났기 때문”이라며, “서구에서는 이미 이런 고민이 있었고 이제 우리나라 여성들도 실력만으로 승부하던 것을 넘어 조직에서 살아남는 법을 익히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이런 고민들이 조직문화 자체를 바꿔가는 움직임으로 나타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유경 기자 ed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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