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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여성

“국제결혼 앞서 미리 한국말 풍습 배우게 했으면”

등록 2008-02-18 19:55

대구 여성문화센터 하 티하이엔 팀장
대구 여성문화센터 하 티하이엔 팀장
’베트남 신부들의 큰언니’ 대구 여성문화센터 하 티하이엔 팀장
"베트남 주부들이 가장 많이 얘기하는 고민이요? 당연히 남편과의 의사 소통 문제죠. 한국어 교습소가 많지 않느냐고요? 어휴, 말도 마세요"

대구지역 시민단체인 베트남여성문화센터(VWCC)에서 전화상담 팀장으로 일하는 하 티하이엔(39·사진). 10대 후반∼20대 초반에 한국으로 시집온 베트남 새댁들의 다양한 고민을 전화로 상담해줘 주부들 사이에선 얼굴은 모르지만 목소리는 다 아는 ‘큰 언니’로 통한다. 베트남인 상담원 2명과 함께 하루 평균 50여 통의 전화를 받는다.

베트남 주부들의 가장 큰 고민으로 언어 장벽을 꼽은 그는 한국어 학습의 걸림돌로 ‘지나친 원어민 위주 수업’을 꼽았다. 지방자치단체의 복지회관에서 열리는 한국어 교실에 가면 대부분 초급 과정부터 베트남어를 전혀 모르는 한국인 선생의 수업을 들어야 하고, 말은 억지로 따라해도 단어의 의미와 맥락을 모르기가 일쑤이기 때문이다.

18일 대구 달서구 두류2동 베트남여성문화센터 사무실에서 만난 티하이엔은 “이런 고충을 이해하는 선생이 있는 곳은 전국에서 몇 손가락 안에 꼽을 정도다”고 말했다.

“실제 상담에서 들은 얘긴데 한 주부는 ‘좋아한다’와 ‘사랑한다’의 뜻을 구분할 줄 몰라 남편이 있는 자리에서 이웃에게 ‘사랑한다’고 말해 오해를 샀죠. 초급 한국어는 차라리 베트남인이 베트남어를 섞어 차근차근 가르치는 게 나아요. 한국에서 오래 산 베트남 사람들을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죠”

한국인과 결혼해 대구 근교에서 11년을 산 티하이엔은 시집을 오기 전에도 한국어와 한국 문화에 익숙했다. 고향인 베트남 중부 냐짱시를 떠나 호치민시에서 5년간 한국 회사 직원으로 일했기 때문이다. 그때 남편을 만나 2년을 사귀다 결혼했다.

“국제 결혼이 별 것 입니까. 사람과 사람의 문제죠. 외국인이라고 가정사를 숨기거나 ‘아무 것도 모른다’고 무시하면 주부들에겐 큰 상처가 되요. 우리 신부들도 한국에 살 준비가 전혀 안 돼 걱정입니다. 결혼 전 베트남에서 미리 한국어와 한국 풍습을 배울 수 있는 제도가 마련됐으면 좋겠어요”

초등학교를 다니는 그의 딸 2명은 과거 어머니가 고국에서 한국어를 배웠듯 베트남어 배우기에 한창이다. 처음에는 아이에게 한국어만 쓰라고 했던 시부모도 요즘은 “외국어 잘하면 대입이든 취업이든 도움이 된다”며 베트남어를 가르쳐 주라고 한단다.


그는 앞으로의 꿈은 “아이들을 베트남어와 한국어 두 나라 말을 모두 잘하는 '반듯한' 사람으로 키우는 것”이라고 당차게 밝혔다.

대구/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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