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80년대 한국 민주화 운동을 지원하며, 독일에 우리 문화를 알려왔던 재독한국여성모임이 지난 10일(현지 시각) 창립 30돌을 맞았다. 이를 기념하는 행사가 빌레펠트의 토이토부르크 숲에 있는 휴양소 나투어프로인데하우스에서 10~12일 약 100여명의 회원과 하객이 모인 가운데 열렸다.
조국남 재독여성모임 전 대표는 그동안 재독한국여성모임의 활동을 “외국에서 여성 이주민으로서 정체성 찾아가기”라고 설명한 뒤 “손님 노동자로 독일에 와서 의료분야에 기여했고, 독일의 다문화 사회 형성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음에 자부심을 느낀다”며 소감을 밝혔다.
이날 회원들은 지난 30년 동안 치열하게 살아온 세월을 돌이키며 감회의 눈시울을 붉히는 한편, 한국인과 독일인이 함께 구성한 풍물놀이와 한국 고전무용 공연을 보며 기쁨을 나눴다.
재독한국여성모임은 1977년 초 경제 위기로 독일 병원들이 재독 한인 간호사를 강제해고·송환하는 사례가 늘자, 이에 대항하는 한인 간호사들이 주축이 돼 꾸려졌다. 이들은 지난 30년 동안 한국의 민주화운동 지원을 비롯한 수많은 활동을 펼치며 독일 내 이주민 단체로 자리매김했다.
90년대에는 신나치의 인종주의에 반대하는 시위에 참여하며 독일 내 여러 비정부기구(NGO)들과 연대했으며, 최근에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 국제단체와 연대 활동을 활발하게 펼치고 있다.
회원인 최선주씨는 “앞으로 다른 이주민 단체와 한인 2세, 독일인들과 공통의 관심사를 찾아서 연대하겠다”고 밝혔다.
베를린/한주연 통신원 juyeon@gmx.de
사진 쓰카사 야지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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