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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여성

섹스는 몸으로 하는 ‘소통’…마음문 열어야

등록 2005-05-24 17:38수정 2005-05-24 17:38

배정원 행복한 성문화센터 소장

배정원 행복한 성문화센터 소장은 부부성상담 전문가다. 배우자와 잠자리를 하지 않는 ‘섹스리스’ 부부들은 한결같이 그에게 이렇게 말한다고 한다. “잠자리는 하지 않지만 우리 부부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과연 그럴까? 그는 “부부 사이에 섹스를 안 하는 것은 사랑이 없다는 얘기고, 의사 소통에 문제가 있다는 표시”라고 했다.

배 소장은 먼저 남성들의 이중적인 성의식을 문제삼았다. 포르노와 야한 동영상으로 성행위를 학습한 남성들이 너무 많은 데다, 지나치게 자극적인 영상을 자주 경험한 남성들은 웬만한 자극으로는 아내와 섹스할 때 성욕을 느끼기 어렵다는 것이다. 서로가 원하는 것을 채워주지 못하니, 동상이몽이다.

“남자들은 섹스를 잘 해야 한다는 강박이 있지만, 여자들은 남자들의 잠자리 능력에는 별로 큰 관심이 없습니다. 남자들이 시각적으로 자극받거나 스트레스를 받을 때 성욕을 느끼는 반면, 여자들은 정서의 교감을 중요하게 생각하거든요.”

부부 관계의 변화를 갈망하는 남성들에게 그는 “먼저 마음을 열라”고 전했다. 또 섹스를 방정식처럼 절차와 정답이 정해진 문제로 생각하지 말라고 충고했다. 전희부터 후희까지 지루한 모든 과정을 거치지 않더라도 부부가 서로 사랑을 확인하고, 공감할 수 있는 방법은 많기 때문이다. 배 소장은 때로는 꼭 껴안고 자는 것, 손을 잡는 것, 피부를 접촉하면서 애정을 주고받는 것만으로도 부부가 서로 충분한 성적 만족을 거둘 수 있다고 했다.

“아내는 그냥 손만 잡고 자고 싶은데, 아내가 손을 뻗으면 섹스하자는 신호인 줄 알고 지레 겁먹고 코 고는 척하는 남자들이 있죠. 의무감을 벗어나 섹스가 몸으로 하는 소통이란 생각을 가지면 도움이 될 겁니다.”

이유진 기자 fro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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