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들이 평가하는 DJ
세계 주요 언론들은 18일 서거한 김대중 전 대통령을 ‘아시아의 넬슨 만델라’로 비유하며 그의 업적을 기렸다.
<뉴욕 타임스>는 18일(현지시각) “김 전 대통령이 2000년 한국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남북 정상회담을 열어 한반도에 전에 없던 긴장 완화로 이어졌다”며 “서구 지지자들 사이에 아시아의 넬슨 만델라로 추앙받았다”고 평가했다.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김 전 대통령이 대통령직에서 물러난 뒤에도 진보파의 중진으로 영향력을 행사했으며 햇볕정책의 실행자로서 대북 유화정책을 정부에 요구해왔다면서, 그의 서거가 남북관계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산케이신문>도 김 전 대통령이 개발독재와 군사정권, 민주화를 거치며 격동했던 한국의 현대정치사를 체현한 일생이었다고 회고했다.
영국 <비비시>(BBC) 방송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 “납치와 체포, 망명 등 갖은 시련을 견뎌내고 노벨평화상을 수상하고 한국의 위대한 지도자로 등장했다”며 “김대중 전 대통령은 민주화와 남북통일에 평생을 보냈다”고 평가했다. 러시아 <이타르타스> 통신도 김 전 대통령이 남북 정상회담을 열어 휴전 상태에 놓여 있던 한반도의 긴장 완화에 크게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외신들은 집권 말기 자식들의 부패 추문으로 김 전 대통령의 업적에 오명을 남겼다고 평가했다. <비비시>는 “집권 말년에 두 아들이 뇌물죄로 기소되면서 반부패 약속은 큰 타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독일 <데페아>(dpa) 통신은 “주변 인물들의 뇌물과 부패 파문으로 남북화해 공로 등이 빛을 잃었다”고 평가했다.
김순배 기자 marco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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