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옥(54) 전 여성정치세력민주연대 대표
‘더불어 여성모임’ 창립 이끈 조현옥씨
22일 오후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 기자회견장에는 학계·문화계·여성단체 등에서 활동하는 50여명의 여성들이 모였다. ‘더불어 행복한 세상을 여는 여성모임’에 참여하는 이들이다. 각자의 공간에서 활동하던 이들이 함께한 이유는 뭘까? 이 모임의 운영진으로 참여하고 있는 조현옥(54·사진) 전 여성정치세력민주연대 대표는 “잠자고 있던 여성 전문가들을 깨우려고”라고 웃으며 말을 꺼냈다. 그는 “이명박 정부 여성정책의 특징은 여성정책이 없다는 것”이라며 “지난 10년 동안 노력했던 양성평등 작업이 모두 사라졌다”고 지적했다. 학계·문화계 인사 101명 머리맞대
저출산 등 사회문제 대안 모색키로 그는 여성부를 예로 들며, “애초 설립 목적이었던 양성평등이나 성주류화 등은 온데간데 없고, 일자리 사업과 녹색생활 캠페인에 치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 전 대표는 지난 참여정부 때 청와대 균형인사비서관을 지냈다. 따라서 각계에서 활동하는 101명의 회원들이 소모임과 집담회를 통해 여성의 시각에서 사회·경제적 문제에 대해 대안을 제시하겠다는 것이다. 이 모임에는 권미혁 한국여성민우회 상임대표, 남윤인순 한국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 권태선 <한겨레> 논설위원, 정강자 전 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 등이 참여한다. 이날 모임 발족식 뒤 열린 집담회에선 정영애 서울사이버대 교수가 저출산 대책에 대해 발표를 한 뒤 함께 이야기를 나눴다. 정 교수는 “저출산 대책은 출산율 향상을 위해 어떤 정책이 유효한가뿐만 아니라 어떤 사회를 지향할 것인가 하는 방향성이 중요하다”며 “남녀의 사회적 기회 평등 촉진을 방해하거나 여성의 권리를 침범하는 대책은 반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 전 대표는 “그동안 많은 여성들이 사회적 의제에 대해 체념하고 살았지만, 이 모임이 이제 뭔가를 할 수 있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모임에 ‘청일점’으로 참석한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는 “이명박 정부를 넘어서는 새로운 사회의 ‘키워드’는 ‘어머니 지구’다”라며 “여성운동뿐만 아니라 환경과 인권 등 다양한 전선을 펼쳐 나가야 할 것”이라고 격려했다. 글·사진 이완 기자 w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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