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희생장병 유가족들 위로하다 눈시울

이명박 대통령이 26일 오전 경기 성남시 분당구 국군수도병원에 마련된 연평도 포격 희생 장병 빈소를 찾아 조문한 뒤 서정우 하사 유가족을 위로하고 있다. 성남/청와대사진기자단

한명숙 전총리 등 조문 줄이어
민간인 분향소도 정치인 발길

이명박 대통령이 26일 북한의 연평도 포격으로 전사한 서정우(22) 하사와 문광욱(20) 일병의 빈소가 마련된 경기도 성남시 국군수도병원을 찾아 조문했다.

이날 오전 10시38분께 합동분향소를 방문한 이 대통령은 영정 앞에 헌화·분향한 뒤 화랑무공훈장을 직접 추서하고 유족들과 일일이 악수했다. 서 하사의 아버지가 울음을 터뜨리자 이 대통령은 어깨를 어루만지며 눈시울을 붉혔다. 유족들은 이 대통령을 붙잡고 “해결 좀 해주세요”라며 통곡했다.

이 대통령은 조문 내내 굳은 표정으로 별말이 없었으며, 조문록에 “귀한 희생이 대한민국의 강한 안보의 초석이 되도록 하겠습니다”라고 적었다. 이어 병동으로 이동해 중상자들의 상태를 살피고, 나머지 부상 장병들을 격려했다. 합동분향소에는 한명숙 전 국무총리와 이강국 헌법재판소장 등 주요 인사들과 일반 시민들의 조문 행렬도 이어져 누적 조문객이 이날 오후 7000명을 넘어섰다.

군과 유족들은 이날 오전 11시부터 입관식을 위한 염습 등 사전 장례절차에 들어가 오후 5시께 입관식을 비공개로 진행했다. 또 군은 연평도 현지에서 수거한 고인들의 의류와 생활용품, 사진, 서적 등 유품을 오후 늦게 유족에게 전달했다. 고인들의 영결식은 27일 오전 10시 국군수도병원 체육관에서 해병대원과 국방부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해병대장으로 엄수된다. 이어 성남시립화장장에서 화장된 유해는 이날 오후 3시 대전 국립현충원에 안장된다.

민간인 희생자 2명의 분향소가 설치된 인천 길병원 장례식장에도 이날 조문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분향소에는 각 정당 대표와 맹형규 행정안전부 장관, 군 사령부 장병 등이 방문해 유가족에게 애도를 표했다. 김무성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원희룡 사무총장 등 당 관계자 10여명과 함께 분향소를 찾아 “고인을 지켜 드리지 못해 죄송하다. 최고의 예우를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 손학규 대표도 분향소를 찾아 “(북한은) 무고한 시민에게 무력도발, 피해를 준 것에 대해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며 “또다시 이런 비극이 발생하지 않도록 평화 정착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성남 인천/김기성 송채경화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