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로선 첫 시도
지난 8월19일부터 11일 동안 서울 시내 곳곳에서는 이상한 풍경이 빚어졌다.
머리를 풀어헤친 여성이 꽃무늬 ‘몸뻬’바지에 하얀 넥타이를 맨 채 차에 뛰어들거나, 지하철을 탄 여성들이 빨간 셔츠를 입고 시민들에게 무작위로 사랑을 상징하는 하트 모양의 몸짓을 보내는 식의 퍼포먼스를 벌였다. 지하철, 명동, 신촌 등에서 유흥업소 호객행위와 비슷한 방법으로 전단지와 함께 성매매 방지 문구를 적은 라이터를 나눠주기도 했다. 명동·신촌 등에서 가끔 출몰하던 이 ‘미스터리 광녀’들의 모습은 누리꾼들의 카메라에 포착돼 인터넷에 급속도로 번져나갔고, 네티즌들은 “여성 포털 사이트 광고다”, “새 의류 브랜드다”라는 식으로 다양한 추측을 내놓기도 했다.
11일 동안 인터넷과 거리에서 ‘앞선 남자의 근사한 생각’이라는 구호 아래 펼쳐졌던 퍼포먼스를 두고, 30일 여성가족부가 “성매매 방지 캠페인의 일환으로 벌인 티저광고”라고 밝혔다. 정부 부처로서 최초로 반짝 티저광고를 한 셈이다. 티저광고는 소비자들의 궁금증을 유발시켜 홍보의 극대화를 꾀하는 광고 전략이다.
‘화이트 타이 티저광고’로 불린 이 광고에 대해 여성가족부 관계자는 “화이트 타이는 인간 존엄의 상징이며 사랑과 성을 돈으로 사지 않는다는 다짐”이라고 설명했다.
31일부터는 여성가족부가 만든 인터넷 화이트 타이 홈페이지(www.whitetie.co.kr)에서 탈성매매 여성들과 현장활동가의 증언, 탈성매매 자활 과정의 얘기를 담은 캠페인 등 티저 광고의 ‘전모’를 만나볼 수 있다.
이유진 기자 fro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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