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싱글 슈퍼맘 재단’의 창립자이자 대표인 입양인 이유리(에바 유리 브뤼사르트·35)씨
‘싱글 슈퍼맘’ 저자 이유리씨
“어머니가 홀로 나랑 언니 키웠는데
친척이 몰래 네덜란드로 입양 보내
나도 오바마의 엄마 같은 싱글맘
한국어 번역 출간되면 수익 나눌 것”
“어머니가 홀로 나랑 언니 키웠는데
친척이 몰래 네덜란드로 입양 보내
나도 오바마의 엄마 같은 싱글맘
한국어 번역 출간되면 수익 나눌 것”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보세요. 싱글맘의 아들이었지만 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으로 당당하게 자랐잖아요. 왜 지레 아이를 포기하려 하나요?”
네덜란드 ‘싱글 슈퍼맘 재단’의 창립자이자 대표인 입양인 이유리(에바 유리 브뤼사르트·35·사진)씨는 최근 개정·발간한 <싱글 슈퍼맘>을 들고 한국을 찾았다. 이 책은 이혼, 사별, 이별, 미성년 출산 등으로 싱글맘이 됐지만 환경에 굴하지 않고 아이를 키우며 자신의 삶을 개척해나간 여성들의 조언이 담긴 ‘싱글맘 가이드북’이다.
싱글 슈퍼맘 재단을 이끌며 도서 발간, 토크쇼 개최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는 이씨는 “어떤 이유에서든 여성이 아이와 단둘이 남겨지면 자신감을 잃게 되는데 이들에게 ‘모든 싱글맘은 대통령을 키울 수 있다’고, 자신감을 가지라고 말해주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의 어머니는 이혼한 뒤 홀로 이씨와 언니를 키웠으나 친척이 몰래 자매를 입양 보내는 바람에 20년 가까이 딸들의 행방조차 모른 채 살아야 했다. “우리 엄마는 도저히 우리를 키울 수 없는 환경에 놓여 있었어요. 그래서 나는 13개월 때 입양돼야만 했죠. 하지만 나는 싱글맘에게 관대한 네덜란드에서 사는 덕에 아들 플로리스를 다른 곳으로 보내지 않고 홀로 키울 수 있었죠. 아이들은 가족과 함께 있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싱글맘을 보는 시선 그리고 싱글맘 스스로 바뀌어야 해요.”
그 역시 12년 전 아들 플로리스를 낳고 2011년 지금의 남편을 만나기 전까지 싱글맘으로 살았다. 2008년 세운 싱글 슈퍼맘 재단은 네덜란드 안팎의 싱글맘에게 임신, 출산, 육아를 비롯해 경제, 법률 등 자립을 위한 정보를 제공하고 싱글맘이 마주하는 다양한 문제에 대한 실질적 조언을 해주고 있다.
이씨는 한국에서 싱글맘을 보는 시선이 자신이 입양됐던 30여년 전과 별다를 것이 없다는 사실이 안타깝다고 했다. 엄청난 경제성장에도 제자리걸음인 여성 인권 상황, 싱글맘을 보는 불편한 시선들…. 재단 운영과 여성 리더로 활동하느라 늘 바쁜 그가 어머니밖에는 연고가 없는 한국을 자꾸 찾게 되는 이유다.
그는 조만간 ‘싱글 슈퍼맘’을 한국어로 번역해 출간할 계획이다. 지난해부터 인터뷰할 한국의 싱글맘을 찾기 위해 이런저런 노력을 했지만 쉽지 않았다. 우선 자비를 털어 네덜란드판의 한국어 번역을 시작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이 책을 세상에 선보이게 도와줄 국내 출판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이씨는 “한국 상황에 맞게 내용을 편집해도 되고 다른 인터뷰를 추가해도 좋고, 수익금은 한국의 싱글맘들을 위해 쓰이도록 할 것”이라며 ‘한국판 싱글 슈퍼맘’을 발간해줄 출판사를 애타게 찾고 있다.
한편 국제 구호·개발 엔지오(NGO) 세이브더칠드런이 6일 발표한 ‘2014 어머니 보고서’에서 한국은 178개 나라 가운데 ‘어머니가 되기 좋은 나라’ 30위를 기록했다. 지난해에 비해 한 계단 올랐다. 각국 여성의 보건·경제·교육 수준과 5살 미만 영·유아 사망률 등의 지표를 바탕으로 평가하는 이 보고서에서 한국의 ‘생애 모성 사망 위험’ 가능성은 4800명당 1명, 5살 미만 영·유아 사망률은 1000명당 3.8명으로 조사됐다. 이 조사에서 1위는 핀란드, 네덜란드는 5위를 차지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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