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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여성

‘공감피로’ 풀러 간 활동가들…직업은 속일 수 없네

등록 2014-10-02 18:46수정 2014-10-02 22:35

라오스 비엔티안의 후에이홍 직업훈련센터를 방문한 한국 여성 활동가들이 천연염색 체험을 해보고 있다.
라오스 비엔티안의 후에이홍 직업훈련센터를 방문한 한국 여성 활동가들이 천연염색 체험을 해보고 있다.
라오스로 ‘휴’여행 떠났는데
현지 여성들 삶 눈에 밟혀…
귀국 뒤 이주여성 파악나서
날마다 성폭력을 당한 사람들을 상담하고, 이주여성들의 고단한 삶의 고통을 나누는 이들에겐 어쩔 수 없이 ‘공감 피로’가 온다. 공감 피로는 괴로운 사람들의 감정에 이입하다가 스스로 소진되는 일종의 2차 트라우마다. 심리상담가, 정신과 의사는 물론 현장에서 피해자 등을 직접 맞닥뜨리는 여성·시민단체 활동가들도 자주 겪는다. 이런 일을 지속적으로 하려면 이들에게도 잠시 현장을 벗어나는 시간이 필요하다. 짧게는 3년, 길게는 23년의 활동 경력이 있는 16명의 여성 활동가들도 그래서 잠시 ‘일상과의 단절’을 선택했다.

이들은 한국여성재단이 주최하고 교보생명이 후원하는 ‘2014년 짧은 여행, 긴 호흡’ 프로그램에 참여해 지난달 22~27일 4박6일간 라오스로 공정여행을 다녀왔다. 몇몇은 여행을 앞두고 “라오스에서 일 얘긴 절대 안 하겠다”고 공표하기까지 했다. 그러나 굳게 다짐하고 여행을 떠난 이들의 눈에 어쩔 수 없이 동시대 현지 여성들의 삶이 눈에 들어왔다.

25일 라오스의 수도 비엔티안에 있는 여성들을 위한 직업훈련센터 후에이홍을 방문한 활동가들은 많은 질문을 쏟아냈다. 후에이홍은 일본의 ‘라오스 여성과 아동을 위한 지원협회’(ASCW)의 지원을 받아 라오스 여성 찬타손 인타봉이 1998년 설립한 센터로 천연염색이나 직물 작업 등을 교육시키고 여성들을 고용해오고 있다. 활동가들은 “어떤 여성들이 와서 훈련을 받을 수 있는지” “직물 판매만으로 운영이 지속 가능한지” 등을 묻고 귀 기울여 들었다. 센터 초창기부터 일해온 폿차퐁(65)은 “직접 센터에 오기 힘든 지방에 사는 여성들은 우리가 현지에 나가 가르치며 자활하고 싶은 여성들을 돕는다”며 “아직까지 판매 수익만으로 센터를 운영하긴 어렵지만 점점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허오영숙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사무처장은 “2012년부터 라오스에서도 결혼이주여성들이 한국에 들어오고 있는데 정확한 정보는 거의 없다. 직접 가보니 주요 일자리는 남성이 차지하고 가사노동 등은 성별 분업에 근거해 여성이 도맡는 가부장적 남성 중심 사회였는데 이런 여성들이 한국에 왔을 때 겪을 어려움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래서 그는 귀국하자마자 한국으로 온 라오스 이주여성들이 어디에 얼마나 사는지 파악에 나섰다.

비엔티안/글·사진 박수지 기자 suj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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