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광장서 여성대회 열려
여연, 올해 여성운동상에
전국가정관리사협회 선정
여연, 올해 여성운동상에
전국가정관리사협회 선정
8일 낮 서울 광화문광장에 나온 이상희(20)씨의 볼에는 작은 무지개가 그려져 있었다. 그는 성소수자 혐오에 반대한다는 피켓을 든 사진을 찍고 트위터에 올리겠다고 했다. 이씨는 “성평등이 제대로 실현되려면 소수자에 대한 사회의 편견이 없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여성학을 전공하는 조혜민(26)씨와 그 남자친구 정동민(29)씨는 ‘나는 페미니스트입니다’라고 적은 띠를 어깨에 두르고 도심을 걸었다. 조씨는 “많이 좋아졌지만 여성에 대한 편견은 여전하다”고 했고, 정씨는 “애인과 함께 여성주의 책 모임을 하면서 배워가는 중”이라고 했다.
여성주의 시각예술 공동체‘언니모자’의 맥주(28)씨와 수지(26)씨는 커다란 연분홍색 모자를 쓰고 광장에 나타났다. 모자에는 나비넥타이와 두 가슴을 그렸다. “여성성에 대한 단일한 해석을 거부하는 의미”라고 했다.
세계 여성의 날인 이날 서울 광화문광장에서는 ‘성평등은 모두를 위한 진보다’라는 주제로 제31회 한국여성대회가 열렸다. 한국여성의전화, 한국가사노동자협회, 20대 페미니스트 자율학습모임 ‘페·자’ 등 다양한 여성운동 단체 10여개가 부스를 열었다. 1000여명의 시민이 모였다.
한국여성단체연합은 올해의 성평등 ‘디딤돌’로 드라마 <미생>과 영화 <카트> 등을 선정했다. <미생>의 원작자인 윤태호 작가와 정윤정 드라마 작가는 기혼 여성 직장인의 삶과 여성들의 직장 내 인간관계, 직장 내 성차별 구조 등을 잘 그려냈다는 평을 받았다. 대형마트 비정규직 여성 노동자들이 부당 해고에 맞서는 내용을 담은 <카트>의 제작자 심재명 명필름 대표와 부지영 감독도 상을 받았다.
성희롱 피해자 불이익 문제를 공론화한 ‘르노삼성자동차 성희롱 사건 해결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 11개월째 파업중인 부산합동양조 ‘생탁’ 여성노동자 5명, 서울시민 인권헌장 폐기에 반대한 ‘무지개농성단’, 무고 혐의로 고소당했지만 무죄 판결을 받아낸 성폭력 피해 여성도 수상자로 결정됐다.
올해의 여성운동상은 가사노동자에 대한 인식 개선을 위해 힘쓴 전국가정관리사협회가 받았다.
최우리 기자 ecowoor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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