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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여성

“할머니들 돌아가시기 전에 일본 사과 받아야겠어요”

등록 2015-09-22 20:21수정 2015-09-23 15:13

[중학생 ‘일본군 위안부’ 시범수업 하던 날]
용어 정의·피해 실태 등 한시간 분량 핵심 간추려 교육
여성가족부·교육부, 내년 전국 초중고로 확대 계획
‘일본군 위안부 바로 알기’ 시범수업이 열린 22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연희중학교 멀티미디어실에서 3학년 학생들이 미국 하원의 위안부 결의안 내용이 담긴 교재를 참고해 수업을 듣고 있다. 김성광 기자 flysg2@hani.co.kr
‘일본군 위안부 바로 알기’ 시범수업이 열린 22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연희중학교 멀티미디어실에서 3학년 학생들이 미국 하원의 위안부 결의안 내용이 담긴 교재를 참고해 수업을 듣고 있다. 김성광 기자 flysg2@hani.co.kr
‘공식, 책임, 교육, 사과.’

22일 낮 1시30분 서울 서대문구 남가좌동 연희중학교. 5분 전까지만 해도 복도를 뛰어다니며 떠들던 3학년 학생들이 책상 위에 놓인 교재의 빈칸에 들어갈 네 개의 낱말을 찾느라 골똘히 생각에 잠겼다. 교재의 지문은 미국 하원의 위안부 결의안으로, 군데군데 빈칸이 있었다. 학생 32명이 정규 교육과정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에 대해서만 수업을 들은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이날 수업은 정부가 일본 정부와 보수단체가 역사를 왜곡하는 것에 대응하고 위안부 피해자 문제에 대한 청소년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마련했다. 여성가족부와 교육부는 ‘일본군 위안부 바로 알기’ 수업을 17개 시·도교육청에서 시범 실시한 뒤 내년부터 전국 초·중·고교에서 진행할 계획이다.

이날 수업을 맡은 권오청 교사는 위안부 피해자들이 수업을 듣는 학생들과 또래였다는 점을 강조하며 그들의 아픔을 공감시키려 했다. 권 교사는 “여러분들처럼 자유롭게 꿈을 키워갈, 인생에서 빛나는 십대의 생활을 굉장히 두렵고 외롭게 보냈지만 이후 용기 있는 증언이 이어지면서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고 설명하자 학생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일본의 침략전쟁에 강제 동원된 여성들이 국내뿐만 아니라 동남아시아와 태평양 각지에 걸쳐 있어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국제적인 ‘여성 인권’ 문제라는 점도 강조했다. 권 교사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단순히 한-일 갈등 사안이 아니라 여성 인권, 평화와 관련됐다는 점을 학생들이 깨달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여성가족부와 교육부가 지난해 10월부터 제작해 이날 배포한 20쪽 분량의 학습활동지는 한 시간 수업으로 끝낼 수 있도록 핵심을 간추렸다. 위안부·성노예·정신대 등 관련 용어 정의부터 강제동원과 위안소 실태, 피해 실태 및 피해자의 삶, 일본에 사실 인정과 사죄를 요구하는 정부와 시민사회의 노력, 학생들한테 생소할 쿠마라스와미 보고서(위안부 관련 첫 유엔 보고서) 등 국제사회의 활동까지 위안부 관련 주요 대목을 두루 담았다.

수업을 들은 박재연(15)양은 “위안부 동원의 강제성을 일본 정부가 인정한 ‘고노 담화’ 같은 건 전혀 모르던 내용이다. 이미 일본 정부가 공식적으로 인정한 문제를 아베 총리가 뒤집었다는 걸 알고 화가 났다. 할머니들이 돌아가시기 전에 일본으로부터 사과를 받아야겠다”고 말했다.

이날 교재(파워포인트 자료와 학습활동지)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e-역사관’ 누리집(www.hermuseum.go.kr)에서 내려받을 수 있다.

박수지 기자 suj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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