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건에 “칙칙한 남자모임에 꽃이…” “같이 식사하기”
인터넷에 “불쾌한 조건의 구인 글에 짜증난다” 비판
인터넷에 “불쾌한 조건의 구인 글에 짜증난다” 비판
“짧은 치마가 잘 어울리고 키 165 이상 55 사이즈, 웃는 예쁜 얼굴에 비율이 좋으신 분”, “칙칙한 남자모임에 꽃이 되어주시면 됩니다.”
지난달 29일, 아르바이트 구인·구직 사이트인 ‘알바몬’과 ‘일하자 닷컴’ 등엔 ‘ROTC행사 의전 및 진행보조’를 구한다는 내용의 광고가 올라왔다. 아르바이트 희망자들에게는 지원 메일에 프로필 사진이나 전신 사진을 첨부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오는 14일 서울의 한 대학 동문회관에서 열리는 ‘ROTC 50여명의 리셉션(연회)’이라고만 밝힌 이 행사에서 아르바이트생의 업무는 참여자·귀빈 안내, 상패 전달 등은 물론 ‘같이 식사하기’도 명시돼 있다. “(참석자가) 다 남자라…”는 이유도 달아놨다. 이 광고는 8일 ‘여성혐오 혐오’를 표방하는 페이스북 페이지 ‘메르스 갤러리 저장소 2’에 문제점을 지적하는 글이 올라오며 논란이 됐다. 페이스북 이용자 가운데 한 명은 “의전도우미를 직업적으로 하는 사람인데, (의전도우미)일을 단순 알바식으로, 저런 불쾌한 조건의 구인 글로 올렸다는 게 짜증난다”고 글을 남겼다.
이 글을 올린 행사 업체 관계자는 “나이가 꽤 있으신 전역한 ROTC 동기 모임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글 내용대로 주최 쪽이 요구한 건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해명과는 달리 구인 광고 글엔 ‘고객사의 요청 사항’이라고 표기돼 있었다. 이 관계자는 “알바생도 구했고, ROTC 쪽에서도 글을 수정하거나 내려달라는 연락이 와서 삭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수지 기자 suj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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