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오전 한국여성단체연합이 서울 종로구 청운효자동주민센터 앞에서 ‘성평등 인사검증 마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박수지 기자
안경환 전 법무부장관 후보자에 이어 탁현민 청와대 행정관의 ‘성 인식’ 논란이 그치지 않으면서 여성단체가 청와대에 ‘성평등 인사 검증 기준’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한국여성단체연합(여연)은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운효자동주민센터 앞에서 ‘성평등 인사 검증 기준 마련’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의견서를 청와대 인사수석실에 전달했다.
여연은 이날 발표한 의견서에서 “비상식적인 여성관을 가진 인사가 임명되면서 성평등을 실천하겠다는 대통령의 의지는 무색해지고 있다”며 “탁 행정관에 대한 여성들의 비판은 한 개인의 거취 문제를 넘어 우리 사회의 철학으로서의 성평등 의식이 공직 인선 기준이 되어야 한다는 근본적인 문제제기로 정부는 이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했다.
이어 “개인이 삶 속에서 성평등 가치 실현을 위해 어떤 실천을 해왔는지 그 궤적을 검토하고 평가할 수 있는 구체적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며 “성평등 관점을 성찰할 수 있는 자가진단서, 인사검증 담당자들과 심층 인터뷰 등 구체적 검증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또 “문재인 대통령은 현재까지 28.6%의 여성장관을 인선함으로써 성평등 공약을 성실하게 이행하고자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국정자문기획위원회, 일자리위원회 등 주요 위원회 구성에 있어서 최소 40%로 규정하고 있는 현행법을 준수하지 않고 청와대 비서실이나 차관 등의 인선에서 성비 균형을 고려하지 않는 등 실질적인 성평등 인사 실현이라는 점에서는 여성들의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수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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