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여성

“박원순 시장 고소한 피해자와 연대한다” 움직임 확산

등록 2020-07-10 13:35수정 2020-07-10 19:15

해시태그 통해 피해자 지지·연대 움직임
“위력에 낸 용기 지지” “피해자와 연대”
‘서울시장’으로 치르는 5일장 비판 청원도
고 박원순 서울시장을 성추행 혐의로 고소한 피해자에게 연대의 뜻을 밝히며<한겨레> 젠더데스크 트위터 계정에 올라온  메시지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고 박원순 서울시장을 성추행 혐의로 고소한 피해자에게 연대의 뜻을 밝히며<한겨레> 젠더데스크 트위터 계정에 올라온 메시지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고 박원순 서울시장이 숨진 전날 직원 성추행 혐의로 피소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그를 고소한 피해자와 연대하는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다. 고 박 시장의 극단적인 선택을 두고 피해자에게 책임을 돌리는 2차 가해성 여론이 번지자 이에 대항하고,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다. 고인의 경력을 치켜세우며 애도하고, 정치인들이 공식 조문하는 행위에 대해 “피해자를 향한 압박이 될 수 있다”며 자제할 것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10일 트위터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박원순_시장을_고발한_피해자와_연대합니다’ ‘#박원순시장의서울시5일장을반대합니다’란 해시태그를 올린 글이 확산 중이다. 누리꾼들은 소설가 정세랑의 책 <시선으로부터> 속 구절 “어떤 자살은 가해였다. 아주 최종적인 형태의 가해였다”를 인용하며 “위력에도 용기를 낸 피해자와 연대한다”“당신의 용기를 지지한다”는 뜻을 밝혔다.

‘공소권 없음’으로 사건이 종결되도 직장 내에서 발생한 일인만큼 서울시 차원에서 추가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트위터리안 ㄱ씨(@hy*****)는 “피해자가 피해사실을 이야기했음에도 묵인하고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공무원 내부의 악습을 끊어야 하는데 왜 내부조사 계획이 없나”라고 비판했고, ㄴ씨(@sa*********)는 “직장 내에서 일어난 위계적인 성폭력이므로 해당 기관인 서울시청이 책임을 지고 피해자를 보호하고 피해를 구제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고인을 두둔하거나 옹호하고, 되레 책임을 피해자에게 돌리는 2차 가해성 발언에 대한 비판도 이어지고 있다. ㄷ씨(@ca********)는 “피해자가 용기내서 목소리를 냈음에도 가해자의 무책임한 도피로 해결은 커녕 대화도 못했다”라며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를 멈춰달라”고 적었다. 직장인 이주현(32)씨는 “공적인 장에서 애도를 하는 글을 올리고 고인이 얼마나 좋은 사람이었는지를 반복해 적는 것도 피해자를 향한 폭력”이라며 “(혐의에 대해) 아직 소명된 것이 없다고 하는데 소명을 막은 것 자체도 본인”이라고 짚었다.

고 박원순 서울시장을 성추행 혐의로 고소한 피해자에게 연대의 뜻을 밝히며<한겨레> 젠더데스크 트위터 계정에 올라온  메시지들. 이정아 기자
고 박원순 서울시장을 성추행 혐의로 고소한 피해자에게 연대의 뜻을 밝히며<한겨레> 젠더데스크 트위터 계정에 올라온 메시지들. 이정아 기자
고 박 시장의 장례식을 ‘서울특별시장’으로 치르는 점에 대한 반발 여론도 확산 중이다. 이날 오전 청와대 국민청원 누리집에는 ‘박원순씨 장례를 5일장, 서울특별시장으로 하는 것 반대합니다’란 청원이 올라왔다. 청원에 동의한 인원 수는 빠르게 늘어 오후 1시 기준 5만명을 넘어선 상태다. 청원인은 “성추행 의혹으로 자살에 이른 유력 정치인의 화려한 5일장을 국민이 지켜봐야 하나. 국민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은 건가”라며 “조용히 가족장으로 치르는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일부 누리꾼들은 서울시 누리집에 5일장을 반대하는 민원을 직접 넣기도 했다.

나영 ‘성적권리와 재생산정의를 위한 센터 셰어(SHARE)’ 대표는 “박원순 시장이 ‘위력을 이용한 성폭력’ 가해자로 고소되었다는 사실이 ‘훌륭한 사람의 안타까운 오점’ 같은 수준의 이야기로 남지 않기를 바란다”라며 “그는 살아서 자신이 저지른 모순과 위선, 폭력의 무게를 감당했어야 한다. 그의 죽음은 공직사회에 대한 분명한 경고로 남아야 한다”고 말했다.

작가 박신영씨는 페이스북을 통해 “내가 고인에게 평소 호감을 가졌고, 고인을 지지했으며, 고인과 좋은 추억이 많다는 것이, 고인이 이룬 사회적 업적이 크다는 사실이 고인이 무죄라는 근거가 되지 못한다”라며 “한국사회에 너무나 많이 존재하는 ‘위력에 의한 직장 성폭력’ 피해자들이 보고 있다. 피해자인데도 가해자로 몰리는 현실에 절망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씨는 또 “성폭력 문제에 발벗고 나섰던 진보적 남성마저 권력을 갖게 되니 성폭력 범죄를 저지르게 되는 구조적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 정말 고인을 아끼고 사랑했다면 고민해달라”고도 촉구했다.

박다해 기자 doall@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혐오와 차별 없는 세상을 위해
지금, 한겨레가 필요합니다.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