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반장 VS 박 형사
[매거진 Esc] 안인용의 연예가 공인중계소
언제부터인지 모르겠지만 ‘반장’ 하면, <씨에스아이>의 그리섬 반장이나 호라이시오 반장, 맥 반장이 떠오른다. (‘유 반장’ 유재석을 떠올렸다면, 당신은 <무한도전> 폐인.) 미국물 먹은 반장들이 판치는 세상이라니. 이거 큰집 다녀오신 분들이 개탄할 소리다. ‘반장’에도 엄연히 원조가 있고 밟아야 할 계통이 있다. 누가 뭐래도 우리의 ‘반장’은 <수사반장> 최불암이다. 최 반장과 그의 뒤를 잇는 영화 <살인의 추억>의 박두만 형사, 이번주 중계소의 특별 초대손님이다.
문화방송 간판 드라마였던 <수사반장>은 1971년부터 1984년까지, 1985년부터 1989년까지 15년 넘게 전파를 탔다. <수사반장>이 방송됐던 일요일 오후 8시에는 길거리가 한산했고 <수사반장>의 시그널 송은 전국민적 사랑을 받았다. 1989년 종영한 뒤 잠시 잊혀졌던 <수사반장>은 영화 <살인의 추억>에서 백광호와 즐겁게(!) 놀던 박두만 형사가 시그널 송을 따라 부르며 이 드라마를 보는 장면 덕분에 다시 화제가 됐다. <수사반장>의 마지막회에서 최불암이 했던 대사가 있다. “빌딩이 높아지면 그림자도 길어진다.” 이 도시의 빌딩은 이미 수십층을 훌쩍 넘겨버렸고 그 아래 그림자는 더 짙어져가고 있다. 최 반장의 담백한 카리스마와 박두만 형사의 능글맞은 유머를 겸비한 21세기형 반장, 어디 없을까.
nic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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