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피지기의 이영자,박수홍. (사진 문화방송 제공)
[매거진 Esc] 너 어제 그거 봤어?
■ 학력위조·성형·노래연습에 질질 짜는 연예인들을 보는 건 고문이라네
텔레비전에 눈물이 쏟아진다. 학력위조 논란에 휘말린 연예인들은 속죄의 눈물인지, 억울함의 눈물인지 알 듯 모를 듯한 눈물을 쏟아내고, 김미려와 현영은 가수가 되기 위해 살을 빼고 성형을 하고 노래 연습을 하면서 눈물을 쏟는다. 방송 칼럼니스트 정석희씨와 작가 조진국씨(<고마워요, 소울메이트>)가 이들을 향해 물었다. “너네, 왜 우니?”
정석희 이번주부터 목요일에서 월요일로 편성시간을 옮긴 <지피지기>(문화방송)와 월요일 밤 터줏대감 <야심만만>(에스비에스)이 경쟁했는데 <지피지기> 시청률이 3~4% 높게 나왔더라.
조진국 토크쇼라서 게스트‘빨’이 중요한데 누군지 모르니까 채널을 돌리게 되더라.
정 <지피지기>가 시청률 1위 드라마 <커피프린스 1호점> 촬영현장을 급습했으니 그 영향도 컸을 거다.
이영자, 강호동과의 차별성이 없다 조 그런 건 마음에 안 든다. 드라마는 끝났는데 그 이야기를 계속하면서 드라마의 인기에 편승하는 거 같다. 그래서인지 편성을 옮겼으면 새로운 느낌이 들어야 할 텐데 전혀 그렇지 않았다. 정 안전하게 시청률 올리는 데 성공한 거지. 박수홍을 눈여겨보게 되는 게 박수홍은 <야심만만> 진행자 출신 아닌가. 웃기질 못하니까 도중하차했다가 같은 시간의 경쟁 프로그램으로 옮긴 셈인데, 이전까지의 묻어간다는 느낌을 탈피하려고 애쓰는 것 같다. 조 이영자로 말하자면 <무릎팍 도사>에서 너무 재미있어서 엄청 기대했는데 <지피지기>에서는 개성을 충분히 살리지 못하고 들이대기만 하니까 강호동과 차별성도 안 보이고 실망이다. 정 그래도 이영자나 박수홍이나 바닥을 치고 올라가는 사람들이 결사적으로 덤비는 모습 같은 게 보인다. 섭외도 기 쓰고 하는 모습이 가상하기도 하던데. 그런데 토크쇼가 이렇게 많아졌으니 이제 연예인들도 더 말조심 해야겠다. 어 제 <야심만만>에서 구혜선이 드라마 촬영 중에 어떤 남자가 들이댔다는 이야기 했는데 바로 추적 들어갔다.(웃음) 몇명으로 압축되더만. 조 시에스아이 발동하셨네.(웃음) 하긴 학력 위조도 그렇고, 윤종신 ‘회’ 발언도 그렇고, 설화사건이 점점 늘어난다. 근데 거짓말 좀 안 했으면 좋겠다.
정 첫사랑 이야기가 출연 프로그램마다 다른 경우도 흔하지 않나. 시청자들이 기억 못할 거라고 생각해서 그러는지, 며칠 전 아침 프로그램에 학력 위조 연예인들이 거짓말 하던 장면이 다 나오던데, 요즘이 어떤 세상인가.
조 학력 위조 연예인들 일부를 보면 피해 준 게 없다고 말하는데 어이가 없다. 그 사람이 방송 나와서 어느 대학 나왔다고 했을 때 주는 지적인 이미지가 있다. 그런 걸 통해서 시청자나 청취자는 그 사람의 말을 신뢰하게 되는데 왜 이게 피해가 아닌가.
정 희한한 건 아침 프로에 윤석화부터 여러 연예인들이 잔인할 만큼 까발려졌는데 심형래만 쏙 빠졌더라. 그래서 친구들한테 전화해서 심형래가 고대 이야기 하고 다닌 거 나만 기억하는 거야 물었더니 다들 기억하더라. 머리에 표백제를 붓고 잊어버리라는 건가.
조 자백인지 고백인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윤석화도 연극배우로 좋아했고 장미희는 어린 시절 나의 우상이었는데 학력 위조 사건 때문에 우상이 한 명 사라져서 아쉽기도 하다.
왜 심형래만 쏙 빠졌나 정 생각해보면 나 어렸을 때는 연예인 학력 위조가 허다했다. 다들 알면서 그냥 넘어가는 거였다. 요즘 연예인들 나이·키 속이듯 말이다. 사실 그때는 연예인뿐만 아니라 학교에서 호구조사하면 부모님 학력도 한 단계씩 다 업그레이드시키지 않았나.(웃음) 그러니까 심정적으로 이해를 하는 사람도 꽤 되는 것 같고, 새삼 논란이 되는 게 좀 우습기도 하다. 그래도 태연하게 거짓말을 떠벌리다가 카메라 앞에서 눈물 흘리는 것으로 무마하려는 모습들은 보기 안 좋다. 조 그런데 왜 이렇게 눈물 짜내는 프로그램들도 많은지 모르겠다. <인간극장> 보면 저절로 공감의 눈물이 나오지 않나. 그런데 <비밀스런 현영의 꿈>(엠넷) 같은 거 보면 ‘너 왜 우니?’라는 생각밖에 안 든다. 현영은 방긋방긋 웃고 즐겁게 춤춰서 성공한 연예인이고 돈도 많이 벌었을 텐데 노래 좀 못한다고 우는 모습에 공감이 될 리가 없지 않은가. 정 그것도 그렇고 <미려는 괴로워>(엠넷)도 그렇고, 난 텔레비전에서 누가 조금만 울어도 따라 우는데 이렇게 눈물 안 나는 리얼리티 프로그램들은 보다 보다 처음 봤다. 조 김미려가 홍대 앞 쇼케이스에서 노래 망쳤다고 우는 장면은 정말 보는 사람이 괴롭더라. 카메라가 아주 뽕을 빼면서 이래도 안 울래 식으로 압박하는데 “갈 데까지 가보자”는 <커피프린스 1호점>의 공유대사가 떠오르더라.(웃음) 정 그러면서 카메라를 보고 이것도 연출이라고 알겠지? 그러는데 그런 말 하는 것조차 연출 같더라. 여기서 못 불러야 나중에 본무대에서 훨씬 잘하는 걸 보여주면서 극적인 변화를 보여줄 수 있다는 계산이 너무 빤하게 보이지 않나. 시청자들을 순진하게 보는 건지, 만만하게 보는 건지, 원. 조 그래도 김미려는 가수가 되고 싶어 하는 간절함 같은 게 느껴져서 응원하게 되는데, 현영은 즐겁고 발랄한 아티스트가 억지로 슬픈 모습을 자꾸 보여주면서 슬픈 모습까지 사랑해 달라고 강요하는 건 또 뭔가. 현영이 울 때 내레이션으로 ‘그녀의 우는 모습도 아름답다’고 하는데 안 아름답다.(웃음) 어쩌라고. 정 노래를 잘하고 싶은 마음은 알겠는데, 그럼 개인적으로 배우면 되지 지금 프로그램이 가는 모양새는 시청자들이 보기에 합당한 수준이 아니다. 조 노래를 너무 못 불러서 개선의 여지가 전혀 없다. 지금처럼 즐겁게 춤추고 경쾌한 노래 하면서 사람들과 즐길 수 있는 가수도 충분히 존재 가치가 있다. 왜 그런 포지셔닝을 버리고 굳이 노래 잘하는 가수의 경지로 올라가려는지. 빅마마가 될 수도 없고 될 필요도 없는데 왜 엉뚱하게 애를 쓰는지. 현영과 미려, 이건 아닌데…
정 맞다. 현영은 그 자체로 성실하고 좋은 엔터테이너인데 왜 공감도 주지 못하는 눈물 쏟으며 이걸 하는지 모르겠다. 미려도 지금 이 방식은 아니다. 출발할 때부터 쏟아진 비난에다 방송사 특혜로 성형 받고 하는 과정에서 쌓인 비호감을 만회할 만큼 괄목할 만한 결과물이 나올 수 있을까. 안 된다면 방송사가 책임을 질 것도 아니고. 굳이 <미려는 괴로워>의 재미를 찾는다면 신인가수가 어떻게 ‘제조’되는지 그 과정을 보여주는 것 정도인 것 같다.
조 일종의 무대 뒤를 보여주는 거다. 얼마 전에 영국판 <아메리칸 아이돌>에서 정말 보잘것없는 사람이 이 프로그램을 통해서 스타가 되지 않았나. 미려나 현영처럼 9를 가진 사람을 10으로 채워주는 게 아니라 폴 포츠처럼 1이나 2를 가진 사람을 찾아서 키워주는 프로그램을 보고 싶다.
■ 최고의 장면
<강남엄마 따라잡기>에서 임성민의 아들이 자살하기 직전 자신이 그린 그림을 뜯어날리던 장면.
“최근 본 드라마 장면 중 가장 아름답고 슬픈 장면이었다. 이 장면 하나에 드라마의 진심이 다 담겨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정석희) “처음엔 강남을 이상한 방식으로 물신화하는 것 같아서 불편했지만 뒤로 갈수록 눈여겨볼 만해지면서 말 그대로 유종의 미를 거뒀다.”(조진국) ■ 최악의 눈물 <비밀스런 현영의 꿈>의 현영에게
“현영아 너는 캔디일 때가 좋아. 괴로워도 슬퍼도 씩씩하게 눈물을 거두고 일어나서 즐겁게 춤을 추렴.”(조진국) <미려는 괴로워>의 미려에게
“엄마 같은 심정으로 보는데 정말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의 떼쓰는 아이를 보는 것 같더라. 제발 ‘뚝!’”(정석희)
이영자, 강호동과의 차별성이 없다 조 그런 건 마음에 안 든다. 드라마는 끝났는데 그 이야기를 계속하면서 드라마의 인기에 편승하는 거 같다. 그래서인지 편성을 옮겼으면 새로운 느낌이 들어야 할 텐데 전혀 그렇지 않았다. 정 안전하게 시청률 올리는 데 성공한 거지. 박수홍을 눈여겨보게 되는 게 박수홍은 <야심만만> 진행자 출신 아닌가. 웃기질 못하니까 도중하차했다가 같은 시간의 경쟁 프로그램으로 옮긴 셈인데, 이전까지의 묻어간다는 느낌을 탈피하려고 애쓰는 것 같다. 조 이영자로 말하자면 <무릎팍 도사>에서 너무 재미있어서 엄청 기대했는데 <지피지기>에서는 개성을 충분히 살리지 못하고 들이대기만 하니까 강호동과 차별성도 안 보이고 실망이다. 정 그래도 이영자나 박수홍이나 바닥을 치고 올라가는 사람들이 결사적으로 덤비는 모습 같은 게 보인다. 섭외도 기 쓰고 하는 모습이 가상하기도 하던데. 그런데 토크쇼가 이렇게 많아졌으니 이제 연예인들도 더 말조심 해야겠다. 어 제 <야심만만>에서 구혜선이 드라마 촬영 중에 어떤 남자가 들이댔다는 이야기 했는데 바로 추적 들어갔다.(웃음) 몇명으로 압축되더만. 조 시에스아이 발동하셨네.(웃음) 하긴 학력 위조도 그렇고, 윤종신 ‘회’ 발언도 그렇고, 설화사건이 점점 늘어난다. 근데 거짓말 좀 안 했으면 좋겠다.

야심만만의 강수정, 강호동 (사진 에스비에스 제공)
왜 심형래만 쏙 빠졌나 정 생각해보면 나 어렸을 때는 연예인 학력 위조가 허다했다. 다들 알면서 그냥 넘어가는 거였다. 요즘 연예인들 나이·키 속이듯 말이다. 사실 그때는 연예인뿐만 아니라 학교에서 호구조사하면 부모님 학력도 한 단계씩 다 업그레이드시키지 않았나.(웃음) 그러니까 심정적으로 이해를 하는 사람도 꽤 되는 것 같고, 새삼 논란이 되는 게 좀 우습기도 하다. 그래도 태연하게 거짓말을 떠벌리다가 카메라 앞에서 눈물 흘리는 것으로 무마하려는 모습들은 보기 안 좋다. 조 그런데 왜 이렇게 눈물 짜내는 프로그램들도 많은지 모르겠다. <인간극장> 보면 저절로 공감의 눈물이 나오지 않나. 그런데 <비밀스런 현영의 꿈>(엠넷) 같은 거 보면 ‘너 왜 우니?’라는 생각밖에 안 든다. 현영은 방긋방긋 웃고 즐겁게 춤춰서 성공한 연예인이고 돈도 많이 벌었을 텐데 노래 좀 못한다고 우는 모습에 공감이 될 리가 없지 않은가. 정 그것도 그렇고 <미려는 괴로워>(엠넷)도 그렇고, 난 텔레비전에서 누가 조금만 울어도 따라 우는데 이렇게 눈물 안 나는 리얼리티 프로그램들은 보다 보다 처음 봤다. 조 김미려가 홍대 앞 쇼케이스에서 노래 망쳤다고 우는 장면은 정말 보는 사람이 괴롭더라. 카메라가 아주 뽕을 빼면서 이래도 안 울래 식으로 압박하는데 “갈 데까지 가보자”는 <커피프린스 1호점>의 공유대사가 떠오르더라.(웃음) 정 그러면서 카메라를 보고 이것도 연출이라고 알겠지? 그러는데 그런 말 하는 것조차 연출 같더라. 여기서 못 불러야 나중에 본무대에서 훨씬 잘하는 걸 보여주면서 극적인 변화를 보여줄 수 있다는 계산이 너무 빤하게 보이지 않나. 시청자들을 순진하게 보는 건지, 만만하게 보는 건지, 원. 조 그래도 김미려는 가수가 되고 싶어 하는 간절함 같은 게 느껴져서 응원하게 되는데, 현영은 즐겁고 발랄한 아티스트가 억지로 슬픈 모습을 자꾸 보여주면서 슬픈 모습까지 사랑해 달라고 강요하는 건 또 뭔가. 현영이 울 때 내레이션으로 ‘그녀의 우는 모습도 아름답다’고 하는데 안 아름답다.(웃음) 어쩌라고. 정 노래를 잘하고 싶은 마음은 알겠는데, 그럼 개인적으로 배우면 되지 지금 프로그램이 가는 모양새는 시청자들이 보기에 합당한 수준이 아니다. 조 노래를 너무 못 불러서 개선의 여지가 전혀 없다. 지금처럼 즐겁게 춤추고 경쾌한 노래 하면서 사람들과 즐길 수 있는 가수도 충분히 존재 가치가 있다. 왜 그런 포지셔닝을 버리고 굳이 노래 잘하는 가수의 경지로 올라가려는지. 빅마마가 될 수도 없고 될 필요도 없는데 왜 엉뚱하게 애를 쓰는지. 현영과 미려, 이건 아닌데…

엠 넷 제공

너 어제 그거 봤어?
“최근 본 드라마 장면 중 가장 아름답고 슬픈 장면이었다. 이 장면 하나에 드라마의 진심이 다 담겨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정석희) “처음엔 강남을 이상한 방식으로 물신화하는 것 같아서 불편했지만 뒤로 갈수록 눈여겨볼 만해지면서 말 그대로 유종의 미를 거뒀다.”(조진국) ■ 최악의 눈물 <비밀스런 현영의 꿈>의 현영에게
“현영아 너는 캔디일 때가 좋아. 괴로워도 슬퍼도 씩씩하게 눈물을 거두고 일어나서 즐겁게 춤을 추렴.”(조진국) <미려는 괴로워>의 미려에게
“엄마 같은 심정으로 보는데 정말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의 떼쓰는 아이를 보는 것 같더라. 제발 ‘뚝!’”(정석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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