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촌치킨. 교촌에프앤비
[매거진 Esc] 배달의 기수
한 이동통신 광고가 떠오릅니다. 한반도의 끝 마라도 근처에서 철가방을 든 배달원이 “짜장면 시키신 분”을 외칩니다. 그들은 초등학생 시절 티브이에서 보았던 진짜 ‘배달의 기수’ 같은 제복을 입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눈 오는 날도, 비 오는 날도, 휴일도 쉬는 법이 없습니다. 맛있는 사회를 위한 ‘특수부대’인 셈입니다. 치킨부터 찌개까지 배달되지 않는 음식은 거의 없습니다. 배달되는 모든 음식에 대해 시시콜콜 따져봤습니다.
마감으로 정신없던 이달 8일 오후 7시 저녁식사할 시간도 빠듯해 교촌치킨 두 마리를 주문했다. 약 25분 만에 사무실에 도착했다. 닭다리 하나를 들고 살짝 베어 물었다. 육질과 튀김옷의 바삭거림이 나쁘지 않다. 교촌치킨의 특징은 짭짤한 소스다. 교촌치킨 홈페이지에는 그냥 ‘마늘간장소스’라고만 소개돼 있다. 교촌치킨의 간장소스는 맛이 개성적인 만큼 일부 ‘반대파’도 있다. 간장맛이 지나치게 자극적이라 쉬 지루해진다는 주장이다. 절인 무는 아삭거리는 질감이 나쁘지 않았다. 다만 배달음식을 먹을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남은 뼈나 절인 무 따위의 음식쓰레기를 버리는 일이 골치다. 조그만 음식쓰레기 봉투를 함께 갖다준다면 어떨까.
코카콜라 제조법이 비밀인 것처럼 교촌치킨은 마늘간장 소스 조리법을 공개하지 않는다. 교촌에프앤비 홍보담당 류하나씨는 “교촌치킨의 마늘간장소스는 경북 칠곡에 있는 공장에서 생산돼 팩에 포장된 채 전국의 매장으로 직접 보내므로, 매장 업주들도 소스 레시피를 정확히 모른다”고 밝혔다. 고기는 거의 국내산이지만, 날개만 수입할 때가 종종 있다고 한다. 날개가 인기인데, 국내산 닭만으로는 그 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하기 때문이다.
정확한 수치는 공개된 바 없지만,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 매출 1위는 비비큐 치킨이라고 한다. 교촌치킨은 1년 매출 규모가 약 850억원으로 업계 2위로 추정된다. 3위는 비비큐 계열사인 비에이치시 치킨이라는 주장과 또레오레 치킨이나 둘둘치킨이라는 설이 엇갈린다. 그러나 각 업체가 정확한 매출 규모를 공개하지 않으므로 정확하지 않다. 고나무 기자 dokk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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