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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유리에게 시트콤 출연을 권함

등록 2008-01-09 20:16수정 2008-01-13 11:22

너 어제 그거 봤어?
너 어제 그거 봤어?
[매거진 Esc] 너 어제 그거 봤어?
<쾌도 홍길동>과 <불한당>의 첫 대결
어떤 장면이 시청자를 울리고 웃겼나

에스비에스 <불한당>과 한국방송 <쾌도 홍길동>으로 새해 첫 드라마 격돌이 시작됐다. 일단 초반 제압은 1, 2회 시청률에서 <불한당>의 두 배 가까운 성적을 낸 <쾌도 홍길동>의 승리. 하지만 좀더 지켜봐야 한다는 게 정석희(칼럼니스트·사진 오른쪽)씨와 조진국(시나리오 작가)씨의 중간평이다. <쾌도 홍길동>이 방영 전 바람몰이에 성공했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드라마의 내실은 <불한당>도 만만치 않다는 게 두 시청자의 감상이다. 또 신작 영화 홍보의 장이 된 버라이어티쇼가 진화하는 방식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

조진국 이제 드라마도 영화처럼 콘텐츠 못지않게 마케팅이 중요해졌다. 초반 시청률 싸움은 마케팅에서부터 시작된다. <쾌도 홍길동>과 <불한당>의 1, 2회 시청률 차이도 마케팅에서 판가름 난 것 같다.

정석희 <쾌도 홍길동>은 한참 전부터 주지훈 캐스팅 번복 등 배우들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또 <마이 걸> <환상의 커플>의 홍 자매(홍미란, 홍정은)의 작품이라 기대치를 높인 다음 출발하니까 좋은 스타트를 끊을 수 있었다.

이다해의 몰입력은 짱이었다


새해 첫 시청률 경쟁 테이프를 끊은 〈불한당〉
새해 첫 시청률 경쟁 테이프를 끊은 〈불한당〉
그에 비하면 <불한당>은 정보가 너무 없었다. 막연히 신파조의 삼류 깡패 드라마가 아닐까 하는 앙상한 정보가 오히려 기대치를 깎아먹었다. 그런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기대치가 높았던 <쾌도 홍길동>에는 아쉬운 게 더 많이 보인 반면 <불한당>은 기대를 뛰어넘는 재미가 있었다.

<불한당>은 캔디형 주인공과 삼각관계라는 뻔한 설정인데 디테일이 참신하고 좋다. 이를테면 장혁이 없는 여동생 이야기까지 지어내며 이다해의 모성애를 자극해 꼬시려고 할때 흔한 신파 드라마라면 그 순간 빨려들어가야 하는데 얘가 조는 거다. 조는 척하는 건데 그런 데서 한번 예상을 뒤집은 다음, “이제 내가 아픈 것도, 남이 아픈 것도 누가 아픈 걸 보는 것도 못 한다”는 찡한 대사가 다시 분위기를 반전시킨다. 이처럼 예상대로 흘러가는 설정들이 툭툭 어긋나는 데서 주는 긴장감이 있다.

장혁이 꼬시려고 하면서 <미안하다 사랑한다> 버전으로 해줄게 하고 소지섭 흉내내는 장면도 농담처럼 한 건데 이상하게 진심처럼 느껴지더라. 예상을 벗어나 비트는 재미도 크고, 이렇게 강렬한 느낌을 주는 건 배우들의 연기력도 큰 몫을 하는 것 같다. 방향은 다르지만 비트는 재미라는 점에서 두 드라마의 공통점이 있는데 <불한당>이 오히려 한수 위로 보이는 건 연기 때문인 것 같다.

<쾌도 홍길동>에서 가장 돋보이는 건 장근석의 연기다. 성유리는 <천년지애> 때부터 <황태자의 첫사랑> <눈의 여왕>까지 연기가 꾸준히 나아지고 있다. 다만 그 속도로 성장하면 진짜 연기 잘한다는 이야기는 내가 환갑쯤 돼야 들을 수 있으려나.(웃음) 그래서 성유리에게 시트콤 출연을 추천하고 싶다. 송혜교도 그렇고, 한예슬도 그렇고 <순풍산부인과>나 <논스톱> 같은 데서 기본기를 닦았는데 처음부터 너무 정극으로 오니 훈련이 더딘 게 아닐까 싶다.


〈쾌도 홍길동〉
〈쾌도 홍길동〉
허이녹 캐릭터는 나름 매력적인데 캐릭터에서 늘 1미리미터 정도 떠 있는 모습이 안타깝다. 이다해도 <마이 걸>이나 <헬로 애기씨>에서는 비슷비슷한 연기를 보인 것 같은데 <불한당>에서 남편의 죽음을 듣고 오열하는 장면에서 몰입력이 진짜 짱이더라. 드라마 보면서 정말 몇달 만에 울었다. 최근 본 드라마 장면 중에 최고였다.

이다해와 장혁 말고도 김정태 같은 조연들 연기가 다 좋다. 그래서 뻔한 캔디 스토리로 가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 더 크게 든다. <인순이는 예쁘다>가 좋았던 게 인순이 역시 캔디였지만 주변 남자들의 도움으로 인생이 바뀌지 않아서였다. 그것처럼 달래(이다해)도 부디 그 펀드매니저에게 의지하지도 말고 사기꾼에게 당하지도 말고 자기 힘으로 성장하는 캐릭터가 됐으면 좋겠다.

퓨전 사극의 나이트클럽, 적응 안 되네

<쾌도 홍길동>을 보면 홍자매가 진짜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저게 아니었을까 싶다. <쾌걸 춘향>에서는 아무래도 신인이니까 마음껏 펼치기에는 눈치가 많이 보였을 거고, <환상의 커플>은 원작이 있었으니까. 주성치의 영향을 많이 받은 것 같다. 머리 위로 던진 돌에 새가 맞고 떨어진다던가. 노인 둘이 빨리 걸어가는 경쟁하는 거나, 주성치 영화를 보는 느낌이다.

그 세계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이해하지만 아닌 사람들에게는 뜬금없게 느껴질 수도 있다. 아무리 퓨전 사극이라지만 댄스음악 나오는 나이트클럽 장면도 좀 당황스럽기도 하고, 내가 너무 늙은 시청자라서 그런가?(웃음)

나도 발랄한 거 좋아하는 편인데 <쾌도 홍길동>은 나의 수위를 넘어서는 부분이 꽤 있다. 어쨌든 초반 시청률이 좋은데 실험적 코드까지 다양하기 때문에 이 드라마가 성공하면 좀더 파격적인 드라마들이 활성화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도 같다.

최근 <놀러와>에서 김정은, 문소리, 김지영이 게스트로 나온 게 인상적이었다. 사실 버라이어티쇼가 신작 영화 홍보의 장으로 바뀐 건 어제오늘 이야기도 아닌데다 세 사람은 출연해서 영화 이야기를 굉장히 많이 한 편인데도 거부감이 별로 안 들었다. 워낙 일당 백으로 토크쇼에서 자기 몫을 제대로 하는 사람들이 다 모여서 그런 것 같기도 하고.

옛날에는 배우들이 토크쇼 나와서 영화 홍보하면 심하다 싶고 짜증이 났는데 이제는 만성이 돼서 그런가, 배우가 홍보하러 토크쇼 나오는 걸 왈가왈부한 때는 넘어선 것 같다. 중요한 건 이왕 나온 배우들이 얼마나 알차게 시간을 채워주느냐다.


〈놀러와〉는 게스트들의 선전으로 영화 홍보의 장이라는 시청자들의 거부감을 없앴다.
〈놀러와〉는 게스트들의 선전으로 영화 홍보의 장이라는 시청자들의 거부감을 없앴다.
그런 면에서 비교가 됐던 게 <상상플러스>와 <놀러와>다. <상상플러스>에서도 김정은과 문소리가 나왔는데 지루했다. <상상플러스>나 <라디오 스타> 같은 프로그램이 게스트를 대하는 방식의 문제인데, 뭔가 재미있는 걸 게스트로부터 끌어내려는 게 아니라 안방 주인들끼리만 튀고 웃기기 경쟁이 너무 심한 거다.

난 그게 싫어. 하나만 나오지, 왜 프로그램마다 다 나와.(웃음) 아무튼 <놀러와>는 게스트를 주인공으로 내세웠는데 예쁜 여자 셋이 방귀 이야기를 10분도 넘게 하는 게 넘 귀엽더라. 진행자도 그렇고 게스트끼리도 자기를 띄우려는게 아니라 적절할 때 리액션을 해주면서 이야기를 진행하는 게, 노련한 프로페셔널 같기도 하고 인간적으로 어른스러운 느낌도 주더라.

<놀러와>의 즐거웠던 세 사람 이야기

요새 옥소리·박철 커플부터 잘되건, 안 되건 커플 이야기가 피로감을 주는 추세인데 세 사람의 파트너 이야기를 듣다 보니 연예인 커플에 대한 혐오감에 망각작용이 일어나면서(웃음) 다시 매료됐다. 파트너를 존중하는 모습이 뭔가 격이 다른 것 같고.

영화 찍을 때 다치고 아팠던 이야기를 할 때는 저렇게 힘들게 찍었나 싶으면서 막 거기에 한국 영화계의 힘든 현실이 겹쳐지는 거야. 그래서 얍삽하게 평소 별로 생각도 안 하던 한국 영화 잘돼야지 이런 생각까지 들었다니까.(웃음)

나는 생전처음 버라이어티 쇼 보면서 저 영화 꼭 보러 가야지라는 결심까지 했다니까.(웃음) 아무튼 지난 <놀러와>는 버라이어티쇼에 대처하는 게스트의 자세에 대한 좋은 표본이 됐다. 기왕 홍보를 위한 자리라면 이렇게 보는 사람이 유쾌해지는 이야기를 어떻게 끌어낼 것인가를 이제 쇼들이 고민해야 할 것 같다.

정리 김은형 기자 dmsgud@hani.co.kr

■ 최고의 훈남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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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자고 나잇값 못하는 남자들이 징징대는 장면으로만 한 시간을 채울 생각을 했을까. 그 용기야말로 <무한도전> 최고의 무모한 도전!”(정석희)

“고생하고 땀 흘리면서 울 때나 봐줄 만한 겁니다. 이제 그대들은 빼도 박도 못하는 30대. 징징거리는 게 귀여운 시절은 20여년 전에 끝났다구요.”(조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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