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지원 vs 이승기
[매거진 Esc] 안인용의 연예가 공인중계소
문화방송 <무한도전> 여섯 멤버들의 무한반복되는 캐릭터 놀이와 말장난이 슬슬 지루해지기 시작하면서, 이제 월요일이 되면 토요일보다 일요일이 더 기다려진다. 한국방송 <해피선데이-1박2일> 때문이다. ‘1박2일’에는 커다란 구멍이 두 개 있다. 일명 ‘양대 벙커’란 소리를 듣는 이들은 은초딩 은지원과 허당 이승기 선생님이다. 이번주 연예가 공인중계소에 ‘양대 벙커’를 모셨다.
(이경규를 제외하고는) 그 누구도 강호동에게 대들지 못한다는 것은 예능계의 공식이자 법칙 중 하나다. 천하장사 출신인 강호동에게 ‘힘’이란 그에게만 주어진 웃음 제조기이자 비밀 병기이고, 대부분의 예능 프로그램 출연자들은 그의 ‘힘’에 굴복한다. 그것 역시 강호동이 출연하는 프로그램이 웃음을 만들어내는 방식 중 하나다. 그런데 ‘1박2일’에서 그 공식은 어느새 사라지고, 새로운 웃음 법칙이 생겨났다. ‘강호동이 난처해질 때 웃음꽃이 피어난다’는 법칙이다. 그에게 끊임없이 대드는(?) 은초딩 은지원이 새로운 법칙의 주인공이다. 강호동 눈치 보지 않고, 늘 딴짓하고, 1차원 장난을 즐기는 그는 ‘당돌한 어린이’라는 또 하나의 새로운 캐릭터를 만들어냈다. 이승기 역시 마찬가지다. 겉으로는 그의 힘에 굴복하는 듯 보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할 말은 다 한다. 융통성 없는 모범생이지만 ‘그래도 사람이기에’ 늘 잔머리를 굴리는 그에게 ‘허당 이승기 선생’은 실로 완벽한 수식어다. ‘아이돌 가수’와 ‘누나들의 로망’이라는 비현실적인 이미지를 벗고, 현실적인 이미지로 안착한 은초딩과 허당승기, 차세대 예능의 씨앗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래도 10분에 10초 정도는 본래 그 ‘꽃미남’ 모습, 안 되겠니?)
nic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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