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원에서 일어난 이야기>
[매거진 Esc] 이다혜의 재밌게 읽자
<공원에서 일어난 이야기>
글·그림 앤서니 브라운, 김향금 옮김, 삼성출판사 펴냄 그림동화책은 크다. 크기도 크고 담고 있는 상상력도 크다. 앤서니 브라운이 쓰고 그린 <공원에서 일어난 이야기>는 그런 책 중 하나다. 그런데 이 책을 읽는 데 단순히 한글을 읽는 능력만 필요한 건 아니다. 어린아이의 상상력과 어른의 지식이 합해져야 이 책을 풍부하게 읽을 수 있는 길이 열린다. 이야기는 네 개의 장으로 구성되었다. 같은 시각 같은 공원에 있었던 찰스 엄마, 스머지 아빠, 찰스, 스머지가 자신의 시각으로 그 시간을 이야기한다. 하지만 그 내용과 감성은 네 이야기가 다 다르다. 찰스 엄마는 찰스가 험하게 생긴 여자아이와 놀아 얼른 집으로 데리고 돌아왔다. 스머지 아빠는 신문 구직란을 읽으며 응답 없는 희망을 찾고 있었다. 찰스는 스머지를 다음에도 만나고 싶다고 생각했다. 스머지는 찰스가 준 꽃을 컵에 꽂아 아버지에게 드렸다. 어른과 아이의 시각 차이가 눈높이만큼 다르다. 앤서니 브라운은 긴 말 않고도 그 사실을 잘 보여준다. 중요한 건, 어른도 이 책을 충분히 즐길 수 있다. 같은 시간을 그린 그림들의 미묘한 차이점을 찾는 건 기본이다. 울상을 짓고 있는 모나리자, 사람의 발로 묘하게 변형된 나무뿌리, 옥상 위의 킹콩(브라운의 또다른 그림책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킹콩 옆모습의 나무, 르네 마그리트의 그림에서 따온 게 분명한 중절모와 갇힌 하늘, 사람 얼굴처럼 보이는 난간이 그런 예다. 그림이 또 하나의 이야기가 된다. 하지만 어른의 생각으로 그림들을 지레짐작해서는 안 된다. 그곳에는 고정관념과 다른 것들이 살고 있다. 구름 모양, 나무 모양이 다 고유한 형태와 의미를 가졌던 시절을 생각하며 그림 구석구석을 들여다봐야 한다. 아이와 함께 이 책을 본다면 책을 덮은 뒤 마그리트의 작품들과 뭉크의 <절규>를 이 책의 그림들과 비교해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이 책에서 무서운 부분이 있다면, 찰스의 엄마가 시야에서 사라진 찰스를 찾으며 하는 생각일 것이다. “알다시피 요즘 공원에서 무서운 일이 많이 일어나잖아.” 아이들은 처음 보는 사람과 쉽게 친구가 될 수 있지만, 부모는 그래서 두렵다. 부디 혜진이와 예슬이가 무사히 돌아왔으면 좋겠다. 이다혜 좌충우돌 독서가
글·그림 앤서니 브라운, 김향금 옮김, 삼성출판사 펴냄 그림동화책은 크다. 크기도 크고 담고 있는 상상력도 크다. 앤서니 브라운이 쓰고 그린 <공원에서 일어난 이야기>는 그런 책 중 하나다. 그런데 이 책을 읽는 데 단순히 한글을 읽는 능력만 필요한 건 아니다. 어린아이의 상상력과 어른의 지식이 합해져야 이 책을 풍부하게 읽을 수 있는 길이 열린다. 이야기는 네 개의 장으로 구성되었다. 같은 시각 같은 공원에 있었던 찰스 엄마, 스머지 아빠, 찰스, 스머지가 자신의 시각으로 그 시간을 이야기한다. 하지만 그 내용과 감성은 네 이야기가 다 다르다. 찰스 엄마는 찰스가 험하게 생긴 여자아이와 놀아 얼른 집으로 데리고 돌아왔다. 스머지 아빠는 신문 구직란을 읽으며 응답 없는 희망을 찾고 있었다. 찰스는 스머지를 다음에도 만나고 싶다고 생각했다. 스머지는 찰스가 준 꽃을 컵에 꽂아 아버지에게 드렸다. 어른과 아이의 시각 차이가 눈높이만큼 다르다. 앤서니 브라운은 긴 말 않고도 그 사실을 잘 보여준다. 중요한 건, 어른도 이 책을 충분히 즐길 수 있다. 같은 시간을 그린 그림들의 미묘한 차이점을 찾는 건 기본이다. 울상을 짓고 있는 모나리자, 사람의 발로 묘하게 변형된 나무뿌리, 옥상 위의 킹콩(브라운의 또다른 그림책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킹콩 옆모습의 나무, 르네 마그리트의 그림에서 따온 게 분명한 중절모와 갇힌 하늘, 사람 얼굴처럼 보이는 난간이 그런 예다. 그림이 또 하나의 이야기가 된다. 하지만 어른의 생각으로 그림들을 지레짐작해서는 안 된다. 그곳에는 고정관념과 다른 것들이 살고 있다. 구름 모양, 나무 모양이 다 고유한 형태와 의미를 가졌던 시절을 생각하며 그림 구석구석을 들여다봐야 한다. 아이와 함께 이 책을 본다면 책을 덮은 뒤 마그리트의 작품들과 뭉크의 <절규>를 이 책의 그림들과 비교해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이 책에서 무서운 부분이 있다면, 찰스의 엄마가 시야에서 사라진 찰스를 찾으며 하는 생각일 것이다. “알다시피 요즘 공원에서 무서운 일이 많이 일어나잖아.” 아이들은 처음 보는 사람과 쉽게 친구가 될 수 있지만, 부모는 그래서 두렵다. 부디 혜진이와 예슬이가 무사히 돌아왔으면 좋겠다. 이다혜 좌충우돌 독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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