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Esc] 문득 생각난…
“디자이너는 멋있어야 한다.”
이 말은 내가 제일 좋아하는 스승님이 하신 말이다. 학창 시절 내가 보기에 선생님이야말로 ‘멋’이라고 표현할 만한 모든 걸 갖추고 있었다. 뭘 입어도 멋졌고, 업무차 외국을 안방 드나들 듯하는 것도 참 멋져보였다. 연구실을 찾는 친구분들 역시 근사했다. 사람을 대하는 태도는 고객에게나 학생에게나 똑같이 젠틀했으며 평범한 물건도 선생님이 쓰면 특별히 빛났다.
그런데 나에게 가장 멋있게 보였던 건 아이러니하게도 선생님한테만 없었던 단 한 가지 때문이었다. 휴대전화였다. 선생님은 모든 연락을 이메일로만 했다. 받기 싫은 연락을 받지 않아도 되는 게 선생님이 가진 가장 큰 특권으로 보였다. 이런 특권을 당당히 행사하는 자신감이야말로 가장 근사한 멋이 아닐까 싶었다. 물론 나는 휴대전화를 버리지 못했다. 그럴 계획도 자신도 없다. 하지만 뭔가 남들이 다 가진 무언가를 하나쯤은 포기하면서 살고 싶다. 선생님이 가르쳐준 멋은 모든 걸 갖추는 게 아니라 기꺼이 포기하고 버릴 수 있는 소신과 줏대니까 말이다.
이임정 기자 imju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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