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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노’로 백기를 듭니다

등록 2008-04-09 20:06수정 2008-04-12 15:06

연비가 개량된 인젝션 사양이 도입되어 판매되고 있는 야마하 비노(YAMAHA VINO) 2008년식 50cc 모델.
연비가 개량된 인젝션 사양이 도입되어 판매되고 있는 야마하 비노(YAMAHA VINO) 2008년식 50cc 모델.
[매거진 Esc]오빠 달려~
스쿠터의 장점을 널리 알려 세상을 이롭게 하려는 잡지사에 근무를 하다 보면 하루에도 수십 차례 독자 여러분들께 이런 질문을 받게 됩니다. “제가 사야 할 스쿠터는 어떤 게 좋을까요?” 전화 주신 분의 직업, 나이, 경제적 능력, 취향을 알 리 만무한 저희는 구체적인 답을 구하기 위해 질문을 계속합니다. 정말 공정하고, 그럴듯한 답을 구하려고 그분들은 잡지사까지 전화하셨겠지요. 통화는 30분을 넘어가기 일쑤입니다. 그럼에도 답은 쉽지가 않습니다. 수백만원까지 하는 기계를 구입하려는 건데, 그리 쉽게 결정할 일이 아닙니다.

“엄마가 좋아? 애인이 좋아?”만큼 답변하기가 쉽지 않은 이유는 잡지사에 있습니다. 특정 브랜드를 무조건 좋다고 홍보해 줄 수 없기 때문이지요. 무작정 좋다고 말해주는 잡지사를 믿고 덜컥 구입했다가 문제가 생겨도 큰일입니다. 기자들은 정보의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내구성 테스트를 포함한 이런저런 기사들을 만들어내지만 그것 또한 100% 확신할 수는 없습니다. 참고가 될 뿐이지요. 자동차도 그렇겠지만 스쿠터는 더욱 더 기계 같지 않아서 어떻게 다루느냐에 따라 말썽쟁이가 되기도, 매력덩어리가 되기도 합니다. 통화가 길어지고, 정답에 가까워진 질문이 더욱더 집요해지면 우리는 백기를 살짝 듭니다. 그렇다고 대놓고 항복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이 스쿠터는 요즘 많은 분들이 선택하고 계십니다.” 왜 이런 문구는 티브이 광고에도 잘 나오지 않습니까. 식당도 사람 북적이는 곳이 더욱 잘되는 법이지요.

이탈리아어로 ‘와인’이라는 뜻의 비노는 거리를 돌아다니는 스쿠터만 보아도 알 수 있습니다. 대한민국 스쿠터 인기도 1, 2위를 다투는 모델입니다. 수많은 카피제품이 버젓이 판매될 정도로 클래식 스쿠터의 교과서적인 디자인을 자랑하지요. 50cc 모델은 200만원 미만의 가격으로 45㎞/ℓ에 달하는 실 주행 연비와 야마하의 브랜드 파워, 최고 수준의 중고 판매 가격 등 장점이 가득합니다. 장거리 주행이 가능한 수랭 엔진의 내구성은 이미 작년 수백대를 구입해 광고 홍보용으로 사용한 회사가 있을 정도로 정평이 났습니다. 우리나라 여대생들이 가장 가지고 싶어 하는 스쿠터에서 늘 1위를 놓치지 않습니다. 그래서 스쿠터 경품 이벤트에서도 늘 비노를 볼 수 있지요.

디자인의 성공이 제품의 성공으로 이루어지는 사례는 요즘 굳이 예를 들 필요가 없을 정도로 일반화되어 있습니다. 경제성과 실용성은 두말할 것도 없이 요즘 젊은이들이 스쿠터에 열광하는 이유가 다 이 ‘디자인’ 덕분이니 아무리 훌륭한 조건을 갖추었다고 한들 눈에 차지 않으면 선택될 가능성이 없습니다. 스쿠터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들도 그저 이름만으로 비노를 구입하는 사실은 비노의 높은 상품성을 대변해주는 결과라 하겠습니다. 가끔 비노를 타고 노인정에 가시는 할아버지를 볼 때엔 웃음이 나기도 합니다. 올해는 연비가 더욱 개량된 인젝션 사양을 도입해 판다고 합니다. 저렴한 가격에 딱정벌레차 안 부러운 깜찍한 비노를 타고 소풍 가고 싶은 아가씨들은 서두르셔야겠습니다. 늦으면, 살랑살랑 봄바람이 벚꽃과 함께 져버릴 테니까요.

임유수/<스쿠터앤스타일>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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