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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그 고먼의 샤론 스톤

등록 2008-05-22 14:39수정 2008-05-24 15:16

그레그 고먼의 샤론 스톤. 사진출처 그레그 고먼의 사진집 〈퍼스펙티브〉(2002).
그레그 고먼의 샤론 스톤. 사진출처 그레그 고먼의 사진집 〈퍼스펙티브〉(2002).
[매거진 Esc] 사진 읽어주는 여자
샤론 스톤이라고? 정말! 1992년 미국의 사진가 그레그 고먼이 찍은 여배우 샤론 스톤이다. 우리는 자신뿐만 아니라 다른 이들의 촌스런 과거를 보면 웃음을 멈출 수가 없다. 같은 사람이지만 드러난 모습은 세월의 자국이 묻어 낯설기도 하고 친근하기도 하다.

92년 샤론 스톤의 몸 위에는 여체의 아름다운 선 위에 강한 남성적인 코드들이 덕지덕지 붙어 있다. 굵은 시가, 납작한 에나멜 구두, 묘한 남성 팬티, 올려붙인 머리. 그 장식물들을 얹은 샤론 스톤은 금방이라도 사진 밖으로 튀어나올 것 같은 열정적인 자세를 하고 있다. 여자인 동시에 남자이고, 남자가 아닌 동시에 여자가 아니기도 하다. 배우는 자신이 어떤 정체성을 가지든 세상의 수많은 타인들이 될 준비가 된 사람들이다. 그 염색체를 사진가는 최대한 끌어내서 자신의 카메라에 담는다. 그레그 고먼이 찾아낸 샤론 스톤 안에는 남성성의 디엔에이가 있다.

그레그 고먼의 사진집 <퍼스펙티브>(Perspectives)에는 샤론 스톤 같은 배우들이 무표정한 얼굴로 여럿 등장한다. 18년 전 니컬러스 케이지의 숱이 많은 머리와 우수에 찬 눈빛이 있고 86년 촌스런 얼굴의 잭 니컬슨과 어린 소년 같은 83년의 톰 크루즈도 있다. 차가운 흑백사진에 녹아 있는 모습이 재미있다.

사진 속에 배우들과 벌거벗은 모델들은 고먼의 강한 조명 때문에 극명한 어둠과 밝음 사이에 놓여 있다. 지구상의 그 누구도 예외 없이 인생의 명암 사이를 진자의 추처럼 오고 간다고 주장하는 듯하다. 평범한 우리의 일상마저도 추락과 상승을 반복하는 굴곡 속에 버티는 것이라고 말이다.

그레그 고먼은 49년 미국 캔자스시티에서 태어났고 지미 헨드릭스 같은 가수와 할리우드 유명 배우를 독특한 감성으로 찍은 사진가로 유명하다. <타임> <라이프> <보그> <지큐> <뉴스페이퍼> 등의 유명 잡지에 사진이 실렸고 음반 표지사진과 뮤직비디오 촬영 같은 활동도 했다. 현재 유시엘에이 등의 대학에서 강의를 하면서 사진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

사진출처 그레그 고먼의 사진집 〈퍼스펙티브〉(2002)
박미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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