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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오’의 재미난 혼돈

등록 2008-06-04 21:12

실제 애완용 공룡 같은 플레오. 사진 김혁.
실제 애완용 공룡 같은 플레오. 사진 김혁.
[매거진 Esc] 김혁의 장난감공화국
로봇 공룡이 나타났다. 이름은 플레오(PLEO). 쥐라기 후기의 초식 공룡 카마라사우루스가 갓 태어난 모습을 형상화시킨 모습이다. 커다란 머리와 만화 같은 눈, 껌뻑거리는 눈꺼풀이 귀엽기 이를 데 없다. 사랑스럽다는 느낌이 절로 드는 뛰어난 완성도의 디자인이다. 인공 지능을 갖춰 스스로 생각하고 지적 성장까지 가능한 이 작은 공룡을 관찰해 보다가 문득 정체가 무엇일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실제 생물처럼 느껴진다고 해서 ‘라이프 폼’(Life Form)이란 광고형 부제까지 단 이것은 장난감 또는 로봇 또는 실제 애완용 공룡일 수도 있는 재미난 친구다.

플레오는 모두 14개의 고성능 모터와 20여개의 센서로 이뤄졌다. 처음 전원을 연결시킨 뒤 각기 10분, 45분 가량의 유년기와 성장기를 거친다. 그 기간 어떤 상황에 놓여지는가에 따라 플레오는 전혀 다른 행동 패턴을 보여준다. 예를 들어, “플레오, 플레오 …” 하며 쓰다듬어 주고 계속 말을 붙이면 온순하고 귀여운 몸짓을 보여준다. 반면 툭툭 치거나 소리를 질러 주면 느리거나 이상한 반응을 보인다. 플레오 안에 든 컴퓨터 인공지능이 주위 반응을 받아들여 스스로를 그렇게 성장시킨다. 때문에 같은 날 같은 가게에서 구입한 플레오라도 주어진 초기 환경에 따라 서로 판이한 성격을 보여준다.

2000년, 일본 소니에서 ‘아이보’(AIBO)라고 이름 붙인 애완용 로봇을 발표했을 때 세상은 한마디로 놀라움과 걱정으로 나뉘었다. 그것이 필요한가, 그것이 무엇인가 정도의 원초적인 질문부터 쏟아졌던 애완용 로봇 아이보의 인기가 어느 정도 수그러들고 한동안 잠잠했던 애완용 로봇 시장이 공룡 플레오로 되살나는 듯하다. 소니의 아이보가 로봇이라는 점을 내세우려고 디자인을 앞세웠던 반면 플레오는 오히려 인공 생명체로서의 기능을 더 중요하게 여긴다. 다양한 반응의 인공지능과 재미있는 공룡 소리, 로봇임을 잠시나마 잊게 해주는 고급 재질의 피부가 더욱 그렇다. 덕분에 아이보가 처음 시도하려 했던 애완용 동물로서의 기능이 더욱 커지고 있다.

장난감인지, 로봇인지, 애완용 공룡인지 재미난 혼돈을 주는 녹색 플레오. 머지 않아 인간을 대신하고, 인간을 능가하는 능력의 로봇으로 재탄생하게 되겠지만 우선은 장난감의 형상으로 우리에게 다가왔다. 우리 인간이 로봇을 어떻게 받아들이는가를 시험해 본다는 것이 나같은 사람이나 어린이처럼 장난감을 좋아하는 이들에겐 큰 기쁨이고 영광이라 감히 이야기하고 싶다.

김혁 장난감수집가·테마파크기획자 blog.naver.com/kheg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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