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 핫 vs 나만 바라봐
[매거진 Esc] 안인용의 연예가 공인중계소
또다시 환청이 들리기 시작했다. 정신을 놓고 있으면 귓가에 한 여인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난 너무 예뻐요!” 작년에는 “테테테테테텔미” 환청에 시달렸지. 그런데 이번 환청은 들으면서도 민망하다. 환청의 내용이 자신의 미모에 대한 끝없는 자랑 아닌가. 눈을 꼭 감으면 한 남자가 보인다. 커다란 모자를 쓴 그 남자는 춤을 추며 이렇게 얘기한다. “나만 바라봐~.” 이 자신감은 뭐지? ‘원더걸스’의 컴백곡 ‘소 핫’과 ‘빅뱅’ 태양이 내놓은 싱글 ‘나만 바라봐’, 자기애 공인 8단인 두 곡을 꼼꼼하게 따져보자.
원더걸스의 ‘소 핫’은 자신의 미모에 대한 철석같은 믿음을 노래하고, 태양의 ‘나만 바라봐’는 자신의 바람기에 대한 그럴듯한 변명(!)을 한다. 약도 없다는 공주·왕자병 가사의 낯 뜨거움에도, ‘소 핫’과 ‘나만 바라봐’의 인기는 하늘을 찌른다. 그런데 문제가 있다. 이 노래를 부르는 게 쉽지 않다는 거다. 다리 길이가 한강대교나 다름없는 원더걸스와 양다리나 세다리라도 좋으니 한번이라도 만나줬으면 좋겠다 싶은 태양이 이런 노래들을 부르는 건 이해가 된다. 그런데 그들이 아닌 우리들이 차마 맨정신으로 노래방에서 이 노래 번호를 꾹꾹 누르는 게 양심에 찔리지는 않을까. 그래서, 단지 이 노래를 노래방에서 부르고 싶어서, 다른 이유는 없고 오직 그 이유 때문에 오늘도 술잔을 채운다.(성형수술 할까 고민하는 친구와 남자친구의 바람기로 고민하는 친구 때문 절대 아님!)
nic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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