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 <한겨레> 자료사진
[매거진 esc] 유러피언 요한의 코리아 스타일
제가 처음 와인을 맛본 건 5살 되던 해였습니다. 당시 어린 제 눈에 비친 어른들은 ‘끊임없이 와인을 마시는 존재’였습니다. 포르투갈인 어머니와 프랑스인 아버지를 뒀으니 말 다했죠. 매일 저녁 식사하면서, 매주 토·일요일만 되면 어김없이 식사 때마다 와인을 마시는 어른들을 보며 저도 어른들을 따라 마셔보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습니다. 더구나 와인의 그 매혹적인 색과 빛은 저를 강렬하게 유혹했죠. 어느 날 부모님과 함께 식사를 하다 아버지가 보시지 않는 틈을 타 아버지의 와인 잔을 몰래 들고 단숨에(!) 비워버렸어요. 이 광경을 본 어머니는 화가 단단히 나셨습니다만, 아버지는 웃음을 그치질 않으셨답니다. 다섯 살 그때가 제가 와인을 처음 경험한 때였습니다. 이처럼 프랑스에서 와인은 한국에서 김치와 같은 존재입니다. 와인 없는 식사는 몹시 어색하고 상상하기 어려운 것이지요. 이런 와인 문화는 프랑스나 포르투갈이나 마찬가지고요.(한국인들은 아직 잘 모르지만 포르투갈 와인 생산량은 세계 10등 안에 들어요.) 와인을 처음 맛보았을 때는 맛과 향을 어렴풋이 접했다면 청소년기를 거치고 청년이 되면서 부모님·친척들과 함께 당당히 와인을 즐기기 시작한 뒤로 좋은 식사와 어우러질 때 더욱 맛이 좋아지는 와인의 정신을 알게 되었죠. 한 해 두 해 와인을 접하면서 지금은 좋은 식사와 좋은 와인이 잘 어우러질 때 느낄 수 있는 즐거움을 압니다. 좋은 스테이크를 한 입 썰어 입에 물고 레드 와인 한 모금으로 입을 축였을 때 그 맛의 어우러짐이란! 먹고 마시는 기쁨을 한층 더해줍니다.
유러피언 요한의 코리아 스타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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