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현정 vs 최지우
[매거진 esc] 안인용의 연예가 공인중계소
영화 <여배우들>에서 ‘분장실의 고선생님’ 고현정이 한창 메이크업을 받고 있는 후배 최지우 옆에 앉는다. 그렇게 시작한 둘의 대화는 아슬아슬하게 이어진다. 메이저리그 야구선수들이 시속 150㎞의 강속구로 가볍게 캐치볼을 하는 모습 같다고 할까. 숨죽이고 이 둘의 신경전을 지켜보는 김옥빈과 김민희에게서 정경미와 김경아의 모습이 겹쳐진다. 거침없는 고현정과 새초롬한 최지우, 이 두 여배우를 이번주 중계소에 초대했다.
<여배우들>은 고현정과 최지우 주연의 실사판 ‘분장실의 강선생님’이다. 이 안에서의 권력은 나이순이 아니다. 산전수전 다 겪은 진짜 선생님 윤여정, 너무 솔직해서 권력 관계에서 제외된 이미숙, 강선생님과 안영미 두 얼굴을 가진 권력의 중심 고현정, 알고보면 처신 잘하는 안영미과인 최지우, 너무 무심해서 권력 관계에서 제외된 김민희, 10년 뒤 고현정의 자리에 설 것 같은 후계자 스타일 김옥빈. 이 여섯 명의 여배우들은 누가 누구와 함께 카메라에 잡히느냐에 따라 끊임없이 뒤바뀐다. 둘이 있을 때와 셋이 있을 때가 다르고, 여섯이 나란히 앉아 있을 때 또 다르다. 가장 흥미로운 인물은 물론 고현정이며, 고현정과 가장 긴장감 있는 투샷을 연출하는 이는 최지우다. 전혀 다른 이미지의 두 여배우는 <선덕여왕>에서 미실과 덕만이 그랬듯 서로 다투고 부딪치면서 이들과 관객 사이의 보이지 않는 벽을 깨나간다. 그 벽은 이미지의 벽이기도 하고 소문의 벽이기도 하다. 이 영리한 영화를 통해 조금 더 가깝게 다가온 이 두 여배우가 내년에 우리에게 어떤 연기를 보여줄지 궁금하다. 이건 어떨까. ‘그러다가 쫓겨난’ 40대 여자와 연하 남친 군대 보내고 30대에 ‘곰신’이 된 여자의 인생과 우정, 그리고 애정(!)을 다룬 <델마와 루이스>의 한국판, <현정과 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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