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와인 마시며 월드컵 즐겨봐
[매거진 esc]
세계 10대 와인생산국 남아공…흑인 경제 살리는 공정무역 와인 주목
세계 10대 와인생산국 남아공…흑인 경제 살리는 공정무역 와인 주목
축구는 노동자 서민의 스포츠라는 이미지를 갖고 있다. 프리미어리그 팬이 아니더라도 ‘아스널’(무기고)이 무기제작 공장 노동자들이 창단한 팀이었다는 정도는 안다. ‘축구=노동자·서민=맥주≠와인’ 공식은 잘 어울린다.
올해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을 기대하는 축구팬이라면, 평소와 달리 맥주잔 대신 와인을 들어보는 건 어떨까. “세계 톱 맥주업체인 사브 밀러(Sab Miller)의 전신이 남아공 맥주회사인 사브인데 그게 말이 되느냐”고 항의하는 맥주 애호가도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남아공은 세계 10위 안에 드는 와인 생산국이다. 남아공 와인에 주목할 필요가 있는 건 축구광뿐만이 아니다. 지난해 주목받은 공정무역 커피와 초콜릿에 관심 있는 ‘착한’ 소비자의 눈길도 끈다. 공정무역 와인 때문이다.
세계 최초 공정무역 인증받은 탄디
버넌 헨은 가난한 농장 노동자의 아들로 태어나 겪었던 추운 크리스마스를 지금도 기억한다. 돈이 없어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사무실 청소부가 됐다. 넬슨 만델라가 감옥에서 풀려난 1990년이 오려면 아직 멀던 시절. 사무직 백인이 일하는 건물에서 버넌 헨 같은 흑인들은 청소를 했다. 그러다 버넌 헨은 우연히 와인의 맛을 알게 됐다. 시간은 흘렀다. 석방된 만델라가 대통령이 되고 아파르트헤이트(남아공의 인종차별 정책)가 사라졌다. 교과서에서 인종차별은 사라졌지만 현실의 벽은 두터웠다. 대대로 백인들이 독점해온 남아공 와인 산업은 특히 그랬다. 우연히 와인 공부를 시작한 한 흑인이 지금 그 보이지 않는 벽을 깨려 분주하다. 와인을 사랑했던 가난한 흑인 청년 버넌 헨은 지금 ‘탄디’(Thandi) 와인의 제너럴 매니저가 됐다고 <가디언>은 보도했다.
탄디 와이너리는 1995년 만들어졌다. 정부가 흑인들의 가난을 없애려고 도입한 흑인경제강화 정책(BEE: Black Economy Empowerment)이 한 기반이다. 이 정책에 동의한 남아공의 전통 있는 와이너리 폴 클루버(Paul Cluver)가 14에이커(5만6600㎡)의 와인 경작지를 쾌척해 출발했다. 탄디 와이너리는 3개 와인 농장의 노동자 250가구가 최대 주주다. 백인은 단 한명도 없다. 경작에서 양조까지 흑인이 도맡는다. 2003년 세계 최초로 세계공정무역협회(FLO)로부터 공정무역 인증을 받았다. 버넌 헨과 전자우편으로 공정무역 와인에 관해 물었다.
수익은 어떻게 사용하는가?
“주로 포도 재배지를 개선하는 데 사용한다. 또 탄디 와이너리가 위치한 이 지역(엘진 밸리)의 문맹을 없애고, 농장 직원들을 교육하며 탄디 와이너리 구성원의 자녀들 교육 지원비에 사용한다. 그러고도 남는 수익은 구성원들의 보너스로 지급한다.” 수익과 매출은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가? “수익을 내기 시작한 건 불과 2007년부터다. 그러나 해마다 경영수지를 개선하고 있다. 지난해는 전세계적 경제위기로 우리도 어려웠다. 그러나 탄디의 총매출은 계속 성장하고 있으며 유럽에서 입지를 굳히고 있다. 남아공의 신생 흑인 중산층들은 좀처럼 흑인 소유 와이너리의 와인을 택하지 않는다고 들었다. 백인들의 와인이 더 나을 거라는 선입견이 있다고 들었다. “사실 흑인 소비자들은 와인보다 맥주를 선호한다. 탄디는 올해 중점적으로 흑인들이 좀더 많이 우리 와인을 사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무엇이 탄디의 경영을 가장 어렵게 하는가? “전세계 경제위기로 와인 산업에서 가격 하락 경쟁이 시작돼, (가격) 경쟁력을 유지하는 것이 관건이다. 탄디는 공정무역 제품이므로 공정무역협회 규정에 따라 포도 가격 최저선이 지정돼 있다. 탄디 역시 계속 와인업체들로부터 광고홍보에 더 많은 비용을 써야 한다는 압박을 받지만 쉽지 않다.” 남아공의 흑인 소유 와이너리들의 미래를 당신은 어떻게 전망하는가? “관건은 와인 스타일과 품질을 일관되게 지속하는 ‘일관성’이다. 나는 탄디가 와인 산업에서 살아남으리라 믿는다. 그러자면 더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 남아공 와인 산업을 바꾸는 것은 우리에게 달려 있다. 아시아의 경우 홍콩, 일본, 한국에 판매한다. 탄디 피노누아르 2005년산을 구입해 레스토랑 ‘누이누이’의 신정호 소믈리에에게 품평을 부탁했다. 그는 향이 은은하게 피어오르는 것이 아주 좋고 타닌은 적당하다고 평했다. 그러나 목 넘김 뒤 피니시가 약해 여운이 좀 약한 게 아쉽다고 덧붙였다. 피노누아르는 2006년산 이후로 추천 전체적으로 피노누아르 품종치고 바디감(와인의 묵직한 정도)이 있고 가격(소맷값 약 4만원) 대비 품질이 매우 괜찮다고 평했다. 홍대 근처 와인바에서 한때 일하던 당시 탄디 카베르네 소비뇽을 자주 맛봤으며 그 제품도 품질이 좋다고 신정호 소믈리에는 밝혔다. 다만, 피노누아르의 경우 2006년산 이후 제품이 최고의 맛을 낼 것으로 평가했다. 남아공 와인 전문수입사를 표방한 와인앤베버리지(02-546- 5460)의 김재균 사장이 2004년부터 탄디를 수입한다. 그러나 아직 판매처는 많지 않다. 그랜드하얏트 호텔 ‘델리샵’(02-797-1234), 와인숍 ‘세브도르’ 역삼본점(02-552-3131), 분당 저스트 와인(031-701-9166) 등에서 구매할 수 있다. 와인바나 레스토랑의 경우, 신사동 둘세이수아베, 몽리, 엘오소와 서래마을 맘마키키, 홍대 꼬메스타 등에서 마실 수 있다. 글 고나무 기자 dokko@hani.co.kr·사진 박미향 기자 mh@hani.co.kr
와인
“주로 포도 재배지를 개선하는 데 사용한다. 또 탄디 와이너리가 위치한 이 지역(엘진 밸리)의 문맹을 없애고, 농장 직원들을 교육하며 탄디 와이너리 구성원의 자녀들 교육 지원비에 사용한다. 그러고도 남는 수익은 구성원들의 보너스로 지급한다.” 수익과 매출은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가? “수익을 내기 시작한 건 불과 2007년부터다. 그러나 해마다 경영수지를 개선하고 있다. 지난해는 전세계적 경제위기로 우리도 어려웠다. 그러나 탄디의 총매출은 계속 성장하고 있으며 유럽에서 입지를 굳히고 있다. 남아공의 신생 흑인 중산층들은 좀처럼 흑인 소유 와이너리의 와인을 택하지 않는다고 들었다. 백인들의 와인이 더 나을 거라는 선입견이 있다고 들었다. “사실 흑인 소비자들은 와인보다 맥주를 선호한다. 탄디는 올해 중점적으로 흑인들이 좀더 많이 우리 와인을 사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무엇이 탄디의 경영을 가장 어렵게 하는가? “전세계 경제위기로 와인 산업에서 가격 하락 경쟁이 시작돼, (가격) 경쟁력을 유지하는 것이 관건이다. 탄디는 공정무역 제품이므로 공정무역협회 규정에 따라 포도 가격 최저선이 지정돼 있다. 탄디 역시 계속 와인업체들로부터 광고홍보에 더 많은 비용을 써야 한다는 압박을 받지만 쉽지 않다.” 남아공의 흑인 소유 와이너리들의 미래를 당신은 어떻게 전망하는가? “관건은 와인 스타일과 품질을 일관되게 지속하는 ‘일관성’이다. 나는 탄디가 와인 산업에서 살아남으리라 믿는다. 그러자면 더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 남아공 와인 산업을 바꾸는 것은 우리에게 달려 있다. 아시아의 경우 홍콩, 일본, 한국에 판매한다. 탄디 피노누아르 2005년산을 구입해 레스토랑 ‘누이누이’의 신정호 소믈리에에게 품평을 부탁했다. 그는 향이 은은하게 피어오르는 것이 아주 좋고 타닌은 적당하다고 평했다. 그러나 목 넘김 뒤 피니시가 약해 여운이 좀 약한 게 아쉽다고 덧붙였다. 피노누아르는 2006년산 이후로 추천 전체적으로 피노누아르 품종치고 바디감(와인의 묵직한 정도)이 있고 가격(소맷값 약 4만원) 대비 품질이 매우 괜찮다고 평했다. 홍대 근처 와인바에서 한때 일하던 당시 탄디 카베르네 소비뇽을 자주 맛봤으며 그 제품도 품질이 좋다고 신정호 소믈리에는 밝혔다. 다만, 피노누아르의 경우 2006년산 이후 제품이 최고의 맛을 낼 것으로 평가했다. 남아공 와인 전문수입사를 표방한 와인앤베버리지(02-546- 5460)의 김재균 사장이 2004년부터 탄디를 수입한다. 그러나 아직 판매처는 많지 않다. 그랜드하얏트 호텔 ‘델리샵’(02-797-1234), 와인숍 ‘세브도르’ 역삼본점(02-552-3131), 분당 저스트 와인(031-701-9166) 등에서 구매할 수 있다. 와인바나 레스토랑의 경우, 신사동 둘세이수아베, 몽리, 엘오소와 서래마을 맘마키키, 홍대 꼬메스타 등에서 마실 수 있다. 글 고나무 기자 dokko@hani.co.kr·사진 박미향 기자 m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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