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니 엠
[매거진 esc] 슬기와 민의 리스트 마니아
록 페스티벌 철이다. 올해에도 굵직굵직한 국외 가수와 밴드 여럿이 한국에서 공연한다. 그러나 우리에게도 선택받은 소수만이 내한공연 특권을 누리던 때가 있었다.
보니 엠 | 독일 혼성 디스코 그룹. 1979년 내한공연했다고 하나, 자료를 찾기가 어렵다. 그러나 한국에서 인기는 꾸준해, 2002년 대선에서는 히트곡 ‘바하마 마마’가 노무현 후보 홍보 노래로 쓰였고, 2005년에는 ‘2011 대구 세계육상선수권 대회 유치 홍보대사’로 위촉되어 전국 순회공연을 하기도 했다.
레이프 개릿 | 미국 남성 팝 가수. 1980년 서울 남산 숭의음악당에서 공연했다. 여성 관객들이 속옷을 무대에 던져 화제가 됐다. 당시 공연을 보도한 기사에는 ‘광란’, ‘괴성’ 같은 말이 등장하곤 했다. 내한공연 오프닝은 다소 엉뚱하게도, 1세대 한국 헤비메탈 밴드 ‘무당’이 맡았다.
둘리스 | 영국 출신 혼성 팝 그룹. 1981년 내한했고, 그 공연은 막 시작된 컬러티브이 방송으로 중계되어, 여러 십대 청소년에게 강렬한 원(색)경험을 남겼다. 당시는 길거리에서 둘리스 히트곡 ‘원티드’를 흥얼거리는 초등학생을 만나기도 어렵지 않았다.
빌리지 피플 | 미국 남성 디스코 그룹. 1983년 제6회 서울국제가요제에서 공연했다. 여섯 멤버는 각각 경찰관, 미국 원주민, 카우보이, 오토바이 폭주족, 건설 노동자, 군인을 표상했다. 동성애를 노래하는 ‘해군에서’와 ‘와이엠시에이’ 등 히트곡이 있는데, 이들에 대한 대한민국 해군과 한국와이엠시에이의 공식 입장을 궁금해하는 친구가 있었다.
조이 | 오스트리아 남성 댄스 그룹. ‘터치 바이 터치’로 국내 롤러스케이트장을 석권하고, 1987년 내한공연했다. ‘일본 소녀’라는 곡을 ‘한국 소녀’로 바꿔 부르는 등 국내 팬을 배려했지만, 공연에서 실제 연주가 아닌 반주 음원을 틀어 놓고 노래를 부르는 바람에 ‘10대들의 호주머니를 노린 가라오케 쇼’라는 비난을 받았다.
스트라이퍼 | 미국 남성 ‘기독교 메탈’ 밴드. 어두운 전통 메탈을 버리고 신과 구원을 노래하며 ‘악마를 지옥으로’, ‘순수하게’ 등을 히트시켰고, 1989년 서울 잠실 체조경기장에서 공연했다. 이후 인기가 떨어지자 기독교 이미지를 버리고 ‘악마적’ 이미지로 전환을 시도했지만 소용없었다.
서맨사 폭스 | 영국 여성 댄스 가수. 일명 ‘댄스 팝의 여우’. ‘나를 만져봐’를 히트시켰고, 1989년 서울 코엑스 대서양관에서 공연했다. 남성팬이 대부분이었지만, 2009년 오래 교제한 여성 매니저와 결혼했다.
라우드니스 | 일본 남성 헤비메탈 밴드. 1989년 서울 등촌동 88체육관에서 공연했다. 밴드 정체성에 어울리게, 공연 오프닝은 김도균이 이끌던 한국 메탈 밴드 ‘아시아나’가 맡았다. 그러나 내한공연에서 리드 보컬리스트는 정작 일본인이 아니라 미국인 마이클 베세라였다.
듀런 듀런 | 1980년대에 전세계를 휩쓴 영국 출신 남성 뉴웨이브 그룹. 한국에서는 전성기가 다소 지난 1989년에 공연했다. 당시는 록에 집착하는 평단에서 무시당했지만, 지금은 여러 음악인에게 존경받는 거장으로 꼽힌다. 2008년에는 두번째 내한공연을 했는데, 보컬리스트 사이먼 르 본은 태극기로 몸을 감싸고 노래를 부르기도 했다.
최슬기·최성민/그래픽 디자이너 듀오
레이프 개릿
둘리스
빌리지 피플
조이
스트라이퍼
서맨사 폭스
라우드니스
듀런 듀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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