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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인뮤지스, 섹시패션 좀 감춰라

등록 2010-10-07 14:15수정 2010-11-25 15:23

심정희의 스타일이 있는 TV
심정희의 스타일이 있는 TV
[매거진 esc] 심정희의 스타일이 있는 TV
요즘 10대나 20대들은 좋겠다. “섹시한 게 좋아”나 “섹시해 보이고 싶어” 같은 말을 대놓고 할 수 있으니까. 내가 10대 때만 해도 섹시해 보이고 싶어하는 여자는 이상한 여자 취급을 받았다. 이 화창한 가을날, 세상 다 산 사람처럼 ‘섹시’ 타령을 하며 과거를 회상하고 있는 건 ‘나인뮤지스’라는 걸그룹 때문.

어제, 오랜만에 텔레비전을 켰는데 나인뮤지스가 나오더라고. 멤버들 전원이 더블 브레스트 재킷을, 레이스 덧댄 검은색 브래지어가 보이게 입은 다음 핫팬츠에 레이스 스타킹을 신고 섹시하게 몸을 흔드는 걸 보면서 질투심에 몸을 부르르 떨었다. “아, 이제 대놓고 섹시해 보이고 싶어하는 게 흉이 아닌 세상이 되었구나” 하면서…. 그러나 그것도 잠시. 금세 평정을 되찾았다. 번들거리고 질겨 보이는 그녀들의 레이스에 눈이 가 닿는 순간, 절로 회심의 미소가 지어졌으니까. 세상엔 나이를 먹어야만 보이는 것들이 있는 법!

나인뮤지스. <한겨레 자료사진>
나인뮤지스. <한겨레 자료사진>

속옷을 비롯해 레이스로 만들어진 모든 것들의 매력은 연약함에 있다. 레이스의 치명적인 매력은 잡은 손에 조금이라도 힘을 주거나 거스러미가 일어난 손으로 쓰다듬었다가는 금세 흠이 날 것처럼 연약한 데서 비롯된다. 면 소재 티셔츠나 스커트는 시장에서 몇 천원짜리를 골라도 되지만 레이스는 고급스러운 소재로 섬세하게 공들여 짠 것을 골라야 하는 것은 그 때문. 그리고 ‘언니’로서 나인뮤지스에게 남자 심리와 관련한 비밀을 하나 알려주자면, 남자들은 드러내놓고 “나 섹시해요”라고 외치는 여자보다는 입으로는 “전 아무것도 몰라요” 하면서 눈빛으로는 “근데 내가 정말 모를까요?”를 말하는 여자가 더 섹시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니 섹시해 보이고 싶을 때는 섹시함과 거리가 먼 옷을 입고 몸짓이나 눈빛을 활용해야 승률이 올라간다. 그럼에도 레이스나 그물 스타킹처럼 그 자체로 도발적인 아이템으로 치장하고 싶다면 살짝 한두개만, 좀더 조심스럽게 사용해야 하고.(여우 같은 소녀시대 ‘지지배’들이 맨투맨 티셔츠나 플리츠스커트 입고 나오는 게 괜히 그러는 게 아니라니까!)

나인뮤지스는 요즘 활동을 쉬고 있는 것 같던데 뒤늦게 이런 이야기를 쓰고 보니 좀 미안하다. 어쨌거나 나인뮤지스 동생들아, 하나만은 잊지 마라. 섹시함의 포인트는 “전 아무것도 몰라요(근데 제가 정말 아무것도 모를까요?)”에 있다. 그리고 입과 눈으로뿐 아니라 옷으로도 이렇게 말할 줄 알아야 진짜 고수다.

심정희 <에스콰이어> 패션에디터·<스타일 나라의 앨리스>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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