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esc] 웃긴 여행 울린 여행
몇 년 전 미국 출장 귀국날, 쇼핑몰에 들렀다. 일행은 서점으로 갔고 난 그 옆 전자제품 가게로 갔다. 구경만 하다 약속시간이 되어 출구로 나왔다. 그런데 보안검색장치에서 ‘삐~’ 하고 큰소리가 나는 게 아닌가? 흑인 직원이 코트랑 웃옷을 벗으란다. 벗으며, 이국땅에서 절도범으로 몰릴 생각을 하니 정말 아찔했다. 아무리 뒤져도 이상이 없자 그 직원이 다시 통과해보라고 했다. 역시나 ‘삐~’. 몇 번 더 검사하다 그 직원도 지쳤는지 그냥 가라고 했다. 놀란 가슴 쓸어내리며 옆 서점으로 갔는데 거기도 보안 검색대가 있었다. 설마 하면서 들어가다가 또 화들짝 놀랐다. 역시나 ‘삐~’. 서툰 영어로 왜 그런지 모르겠다고 설명을 했고 그 직원도 갸웃거렸다. 혹시 내 몸에 보안장치가? 서점에 들어가지도 못하고 다시 옆 전자제품 가게를 바라보니 아까 그 흑인 직원이 나를 보고 있다가 오라는 손짓을 했다. 그는 다짜고짜 내 구두를 벗으라고 했다. 앗! 이게 뭐지? 밑바닥에 종이 보안탭이 붙어 있었다. 가게 바닥에 떨어져 있던 걸 밟았던 모양이다. 에휴~.
권혁준/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 주엽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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